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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교육, 욕 교육청 박천하 선생님께 듣는다

한인 거주자들 점점 늘어나 교육 도우미 절실
멀쩡한 자녀가 학습장애인 경우 많아
부모가 학교에 갈 때는 당당하게 통역 요청해야
아는 게 없다고 한탄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세미나, 워크샵 참가하고 상담 받아야
한국 교사 자격증 소지자도 일정한 코스 이수하고 선생님 될 수 있어
 
캐나다에서 교육을 받는 자녀와 한국에서 교육을 받은 부모와의 대화는 애당초 걸림돌이 예상되는 일이다. 자녀와 대화를 하려고 해도 이곳의 학교 시스템을 알아야 말을 할 텐데 아는 게 없으니 답답하기만 할 뿐이다.
 
이럴 때 속 시원하게 궁금하거나 어려운 문제에 대해 도와주고 조언해주는 한국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캐나다에도 한국처럼 교육청이 있다. 그런데 교육청에 상담하러 가보거나 전화를 걸어본 사람들은 한국이나 여기나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곳의 교육청에 가 보면 고정관념이 틀렸다는 걸 이내 깨닫게 된다.
 
본보는 욕지역 교육청에서 3년째 학교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 간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박천하 선생님을 만나서 학교생활 전반에 관해 궁금한 점을 물어보았다.
 
교육청은 무슨 일을 하는 곳입니까?
 
복합문화 사회에서 전인적 교육을 위한 등대 역할
교육은 수평적인 대등관계에서 상호협력이 요체
 
교육청은 기본적으로 학교생활의 기본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지도해주고 도와주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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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다민족이 모여 사는 복합문화의 나라입니다. 당연히 각 민족 고유의 문화와 정서에서 나오는 교육적 수요가 천차만별입니다. 그런 다양한 사회문화적 환경에서 건너온 이민의 자녀들이 이곳의 한 교실에 모여서 수업을 받기 때문에 복잡다단한 갈등과 문제가 노출되기 쉽습니다.
 
교육청은 바로 모자이크식 다민족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모든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교육을 제공해서 전인격적인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와 교육청은 상명하복식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서로 돕고 문제 해결에 손을 같이 잡는 수평적 협력관계에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욕지역 교육청이 관할하는 지역은 어디까지입니까?
 
스틸 위쪽 리치몬드 힐, 마캄, 뉴마켓, 번 등 광범위
한인 거주자들 점점 늘어나 교육 도우미 절실
 
욕 교육청이 관할하는 지역은 스틸(Steels Ave.) 위쪽의 상당히 광범위한 지역에 걸칩니다.
 
오로라, 이스트 귈림버리, 조지나, 킹, 마캄, 뉴마켓, 리치몬드 힐, 번, 위처치-스토우프빌에 있는 공립학교(초중등학교, 고등학교)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사립학교와 가톨릭학교는 별도의 교육청에서 관할하므로 욕지역 교육청이 다루지 않습니다. 욕 지역은 2010년 현재 인구가 106만 명에서 2031년에는 150만 명으로 증가가 예상되는 지역입니다. 한인들도 매우 많이 사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욕 교육청의 관할 구역과 학교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찾아보시기를 원하시는 분은 http://www.yrdsb.edu.on.ca/page.cfm?id=MVV000003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교육에서 중요시하는 공정성이란 무엇입니까?
 
학생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상대적 평등을 지향
다양한 사회에서의 교육은 포용력이 중요한 가치 지녀
 
공정성(Equity)은 일률적인 평등(equality)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평등은 모두 똑같이 취급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학생들에게 귤을 똑같이 나눠주면서 먹으라는 것과 비유하면 됩니다. 먹기 싫어도, 귤을 좋아하지 않는 학생도 귤을 먹게 하는 것이 일률적인 평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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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서의 공정성은 정치적인 평등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개념입니다. 귤을 좋아하는 학생에게는 귤을, 사과를 좋아하는 학생에게는 사과를 주는 식의 개념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학생 각자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차별화된 평등이 공정성이 추구하는 가치입니다. 즉 다양한 성장환경과 문화적 배경(Diversity)을 가진 학생들을 능력과 적성에 맞게 공정하게(Equity)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서 학교와 커뮤니티를 포함한 우리 사회를 포용성 있는(Inclusion) 사회로 만드는 것이 교육청의 목표입니다.
 
하시는 일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입니까?
 
학교와 학부모와 학생을 연결하는 ‘리에종’
각자의 입장을 충실히 듣고 조정 역할
 
한마디로 말하면 교육청과 학교 사이의 도우미라고 보시면 됩니다.
 
학교에 대한 관리 감독은 장학사(superintendent)가 하는 일이고, 제가 하는 일은 중간 연락과 어드바이스를 제공하는 ‘리에종(liaison)’입니다. 학교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학교 측 이야기와 학생의 이야기와 학부모의 이야기가 각각 상반된 주장을 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각자의 말에 일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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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하는 일은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고 과연 학교가 부당하게 학생을 취급하거나 학생을 교육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파악해서 해결책에 관해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합니다. 개중에는 정말 교육자의 본분을 망각한 언행을 하는 교사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학생과 학부모가 정당한 주장을 전혀 하지 않는 데에 문제의 불씨가 놓인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데 두려움 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분이 너무 많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바로 이런 때 적절한 대응책을 제시하고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을 찾아주거나 전화로 상담을 해주는 것입니다. 필요하면 학교 교장에게 전화도 하고 여러 가지로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학교의 입장과 관계를 조율하는 일을 합니다.
 
다만, 교장이나 교감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같은 노조원이 아니므로 지적을 할 수 있지만, 교실 선생님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같은 교원 노조이므로 평가나 지적을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장학사가 개입되어야 합니다.
 
부모 자녀 간 갈등의 유형과 해결의 돌파구는 무엇입니까?
 
허심탄회한 대화를 해야 단절의 벽을 허물 수 있어
아는 게 없다고 한탄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세미나, 워크샵 참가하고 상담 받아야
 
근본적인 문제점은 캐나다 한인들은 부모와 자녀의 대화가 점점 단절되어간다는 것입니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생업에 종사하느라 시간이 없는 부모와 학교생활에 온갖 스트레스를 받는 자녀와는 대화의 접촉점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자녀와 부모의 생각과 정서의 갭은 점점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 격차를 해소하려면 부모 스스로 자녀의 학교생활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알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바쁜 부모에게 너무나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임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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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런 부모 자녀 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세미나와 워크샵을 준비하고 상담을 적극적으로 해드리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궁금한 것이 무엇인지 문의하시면 속 시원하게 답해 드리기 위해 여러 사람과 접촉하고 하는 일이 저의 일입니다.
 
예를 들어 자녀에게 문제가 있으면 행동심리학자의 조언을 받게도 해드리기도 합니다. 자녀가 갖고 오는 학교 성적표 보기가 어려운 부모를 위해 어떻게 성적표를 읽는지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그리고 비록 영어를 잘 못하지만, 자녀의 읽기와 쓰기를 도와주는 방법도 도와드립니다. 읽기와 쓰기는 언어가 아니라 생각하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학습장애라는 것이 있다는데 어떤 것입니까?
 
멀쩡한 자녀가 학습장애인 경우 많아
평상시 주의깊게 자녀의 학습태도를 살펴보아야
 
학습장애는 남의 이야기라고 쉽게 생각할 것이 아닙니다.
 
의외로 우리 주변에는 멀쩡한 자녀가 학습장애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상당수 발견됩니다. 학습장애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방금 배우거나 읽은 것을 거의 외우지 못하는 기억(working memory)장애, 글로 표현해 내지 못하는 표현장애, 베껴 쓰지 못하는 장애 등 여러 가지 유형의 학습장애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공부를 못하는 건지 머리는 좋은데 학습장애가 있는 건지 구별해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글을 읽어서는 이해를 못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런 학생에게는 워드의 내용을 컴퓨터가 말로 읽어주는 장치가 필요할 것입니다.
 
문제는 나의 자녀가 말도 잘하고 평소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므로 학교생활도 잘하고 있다고 일방적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평상시 공부하는 모습이나 생활태도를 주의 깊게 면밀히 살펴보아서 학습장애가 있는 것 같다는 의심이 들면 바로 선생님이나 저 같은 상담자와 의논해 자녀의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IEP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 주세요?
 
학습장애가 의심되면 전문가 도움 받아 진단 내려야
특수교육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요구할 권리
 
IEP(Individual Education Plan)은 6년된 프로그램으로 학생에게 학습장애가 있어 특수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내려지면 받을 수 있는 특수교육입니다.
 
자녀에게 학습장애가 있다고 여겨지면 부모는 학교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학교는 교장, 교감, 담임선생과 특수교육자(special educator)로 구성된 팀을 만들어 학습능력검사를 하게 되며 심리학자에 의한 학습심리검사도 실시합니다. 최종적으로 학습장애라는 진단이 내려지면 부모의 서명 동의하에 특수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학부모는 IEP를 학생에게 맞춰서 해 줄 것을 학교에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특수교육 기간 중에도 자녀와 계속 대화를 통해 제대로 특수교육을 받는지 확인해서 정당한 권리 침해를 당하는 일은 없는지 지켜보는 것은 부모의 몫입니다.
 
한인 부모들은 대부분 특수교육을 받으면 자녀의 장래에 불이익이 있을까 봐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전혀 염려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특수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오히려 대학 진학 시 여러 면에서 특별대우를 받으므로 여기 부모들은 일부러 신청하는 경우도 있으니 그런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 염려되어 쉬쉬하고 숨길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특수교육을 받은 사실은 철저히 개인 사생활의 비밀을 보호해 드립니다. 본인과 부모의 허락 없이 절대 외부에 알려지지 않습니다.
 
학부모들이 어려울 때 어떻게 도움을 요청하면 됩니까?
 
학교에 당당하게 통역 요청해야
부담스러우면 저에게 전화해 주세요
 
자녀에게 문제가 있거나 학교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학교에 전화 거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영어로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어 학교에 전화해서 통역을 요청하면 한인 통역을 연결해 줍니다. 영어가 되어도 캐나다 교육시스템에 대해 몰라서 답답하면 저 같은 사람에게 연락해주시면 적절한 도우미를 연결해 드릴 수 있습니다. 만약 학교에 전화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우면 저에게 전화를 주시면 적절한 어드바이스를 해드릴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교직 자격이 있는 부모님이 여기에서 선생님이 될 수 있는 길이 있습니까?
 
조금만 노력하면 일정한 코스 이수하고 선생님 될 수 있어
길은 있으므로 두려워하지 말고 용기를 내는 것이 중요
 
길이 열려 있습니다.
 
한국에서 교사 생활을 하거나 교직 자격증이 있는 한인 부모들이 이곳에 와서는 선생님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온주교사협회(Ontario College of Teachers)가 운영하는 사이트(http://www.oct.ca/becoming-a-teacher)에 들어가면 어떻게 하면 외국에서 교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캐나다의 교사가 될 수 있는지 자세하게 안내되어 있습니다.
 
도전해 보세요. 결코 넘지 못할 산이 아닙니다. 제가 아는 분들은 주로 영어에 자기 나라 식 액센트가 강한 남아시아 사람들이 여기 와서 선생님 되시는 분들 꽤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니까 한국에서 교사 자격증을 갖고 계신 분들은 캐나다에서 대학을 나오지 않았더라도 일정한 코스만 추가로 이수하면 캐나다 교사가 되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보조교사(supply teacher)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올라가 정식 풀타임 교사가 된 분들 많이 있다는 걸 명심하기 바랍니다.
 
캐나다 교육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이트가 있습니까?
 
‘PEOPLE FOR EDUCATION’라는 훌륭한 사이트 있어
한국말로도 번역되어 있으므로 수시로 방문하면 좋아
 
있습니다.
 
교육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PEOPLE FOR EDUCATION’이라는 비영리 NGO 사이트(http://www.peopleforeducation.ca/)가 있습니다. 이 사이트에 들어가서 ‘CHOOSE A LANGUAGE’를 클릭하면 언어별로 번역이 되어 있습니다. (http://www.peopleforeducation.ca/how-does-education-work/multi-lingual-information-for-parents/%ED%95%9C%EA%B5%AD%EC%96%B4-korean/)
 
여기에는 캐나다 학교생활 이해와 교육시스템에 관한 여러 가지 교육 정보와 tip들이 게재되어 있습니다. 수시로 들어가셔서 유익한 정보를 습득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세미나나 워크샵이 있으면 알려주시겠습니까?
 
4월 15일(화) 각종 프로그램 소개
4월 23일(수) 학습장애에 관한 소개
 
4월 15일(화) 프로그램은 저녁 6시에 ‘쏜힐고등학교’에서 하며, 4월 23일(화) 학습장애에 관한 워크샵은 ’16th Ave. 퍼블릭스쿨’에서 엽니다. 한인 학부모들은 주저하지 마시고 오셔서 그동안 몰랐던 정보를 마음껏 습득하고 질문도 하는 귀한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참가비 없으며 예약도 필요없으니 그냥 오시면 됩니다.
 
해당 교육청 관할이 아니어도 궁금한 점을 전화로 문의해도 괜찮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언제든지 전화나 이메일로 문의하시면 성심성의를 다해 상담해 드리겠습니다.
 
전화: (905) 884-2046(#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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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Published on: March 7, 2014

Filled Under: Canada, Global People, Headline, News, Old Head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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