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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엄마가 죽었다”, 어린 4자매에 닥친 비극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시파 병원의 나무 벤치에 한 가족이 슬픔에 잠긴 표정으로 웅크린 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얘들아, 엄마가 죽었단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중상을 입은 채 응급수술실로 들어간 아내(28)의 용태를 살피던 니하드는 어린 네 딸에게 비보를 전했다.
 
아내의 죽음을 알린 니하드도 의식을 잃고 바닥에 고꾸라지더니 곧 네 딸 앞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 역시 치료를 받아야 했지만 환자가 몰려드는 사파 병원은 그럴 형편이 되지 못했다.
 
네 자매는 졸지에 고아 신세가 됐다. 이제 어린 네 자매를 돌볼 사람은 자기 몸 하나 겨우 간수하는 늙은 할머니뿐이다.
 
이런 우울한 풍경은 이제 가자지구에서 반복되는 일상이 됐다. 이스라엘의 공격 뒤 가자지구 주민의 삶은 매일 핏빛 전쟁이다.
 
영국 BBC 수석특파원 라이스 두세는 이스라엘의 공격이 특히 심했던 가자지구의 셰자이야 지역에서 보낸 1박2일(19∼20일)을 기록한 르포기사를 홈페이지에 실었다.
 
시파병원의 하루는 부상자를 실은 구급차의 날카로운 경고음으로 시작해 가족을 잃은 팔레스타인 주민의 울음으로 끝난다.
 
GAZA-2
 
이스라엘군이 셰자이야와 같은 인구밀집 지역을 공격하면서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가 500명을 넘었다. 이들 대부분이 민간인으로, 상당수가 어린이라는 게 유엔의 추정이다.
 
전력이 열세인 하마스가 지하 터널로 숨어드는 게릴라 전략을 구사하면서 지상엔 여성과 어린아이만 남게 됐다. 이들은 이스라엘 공격의 최전선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은 이들에게 떠나라고 사전에 반복해서 경고하지만 하마스가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쓰려고 피하지 못하도록 막는다고 하마스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은 사전경고하지 않고 우리를 죽인다”며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절규한다.
 
어떻게 해서든 목숨을 구하려고 이리저리 피난길에 오른 팔레스타인 주민들로 거리는 장사진이지만 ‘안전지대’는 좀처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유엔은 가자지역의 43%가 소개구역 또는 접근금지 구역으로 설정됐다고 밝혔다. 대피소로 쓰이는 학교의 수용인원은 지난 나흘간 5배로 많아졌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들리는 소식이 암울해지면서 휴전에 대한 바람도 커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은 요원한 것 같다고 두세 특파원은 내다봤다.
 
2012년엔 하마스에 큰 영향력을 지닌 이집트의 무슬림형제단이 중재를 주도했지만 이들이 실권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진 탓이다.
 
<기사출처 : 연합뉴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4&oid=001&aid=0007027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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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July 2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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