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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부조종사 고의 추락’ 충격과 분노

독일 저가항공 저먼윙스의 부조종사가 여객기(4U9525편)를 ‘고의적으로 추락’시켰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전 세계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6일 프랑스 검찰이 기자회견에서 “조종석에 혼자 남은 부조종사가 하강버튼을 눌러 여객기를 고의적으로 파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하자마자, 외신들은 ‘가미카제식 자살 추락’ ‘조종사에 의한 하이재킹’ 등의 제목을 달아 관련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항공업계는 “최악의 악몽보다 더한 악몽”이라며 망연자실해 있다.이번 사고로 가장 많은 국민을 잃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26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란 반응을 나타냈다. dpa,로이터, BBC 등은 비탄에 잠겼던 독일, 프랑스, 스페인 국민과 탑승객 유가족들이 이제는 분노에 휩싸여 있다고 보도했다.
 
9·11테러 이후 테러로부터 여객기를 보호하기 위해 보안 강화에 주력해 왔던 항공업계와 각국 정부는 이제 조종사들로부터 탑승객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으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테러리스트에 의한 여객기 하이재킹을 막기 위해 조종실 문을 밖에서 열 수 없도록 만든 장치에 대해서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항공 분야 전문가들은 4U9525편 추락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3월 발생한 말레이시아 항공기(MH370) 실종사건을 다시 주목하고 있다. MH370이 실종된 지 1년이 지난 현재까지 파편조차 찾지 못했지만, 말레이 경찰은 자하리 아흐마드 샤 기장이 가정파탄으로 인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자살 추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앞서 지난 1994년 모로코의 로열에어마로크 추락, 1997년 12월 싱가포르 실크에어 추락, 1999년 10월 이집트에어 추락 사건 역시 조종사에 의한 고의적 추락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처럼 조종사가 저지른 ‘고의적 추락’ 의심사례가 여러 건 있지만, 과학적·법적으로 명확한 결론이 내려진 케이스는 거의 없다. 앞서 예로 든 추락사건들에 대해서도 항공사와 조종사단체들은 모두 ‘고의 추락’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조종사가 여객기를 추락시켜 탑승객 전원을 몰살시킬 수 있다는 가설 자체만으로도 항공업계에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조종사 및 승무원에 대한 정신상태 검사 강화, 조종실 내 조종사 2인 유지 의무화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지만, 이것 역시 완벽한 대안은 못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미 조종훈련 및 항공사 취업 과정에서 조종사에 대한 정신상태 검사가 이뤄져왔지만 , ‘돌발적 행동’까지 사전 포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짐 홀 전 위원장은 26일 타임 온라인판에 기고한 글에서 “조종사가 가미카제식으로 여객기를 추락시키려 했던 사건을 여러 차례 조사해 본 적이 있다”며 “조종실 내 비디오 녹화장치 부착과 비행 중 조종사 2명이 반드시 자리를 지키도록 의무화하는 것이 이런 사건을 막는 데 유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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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March 26, 2015

Filled Und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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