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유럽의 심장’ 브뤼셀, 어쩌다 테러의 온상 됐나

벨기에 수도 브뤼셀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테러를 사전 모의한 곳이자 유력한 테러 위험 지역으로 꼽혔다.
 
그럼에도 파리 테러의 주범 살라 압데슬람이 여유있게 국경을 통과해 4개월 넘도록 이곳에 은신했고, 결국 22일에 일어난 브뤼셀 국제공항과 지하철역 테러를 막지 못하면서 ‘테러의 온상’이라는 불명예를 떠안고 말았다.
 
브뤼셀은 유럽연합(EU) 본부와 수많은 산하 기구가 모여있는 사실상 유럽의 행정 수도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이번 테러는 브뤼셀이 아닌 유럽 전체를 공격한 것”이라고 규정한 이유다.
 
또한 지리적으로 유럽 대륙의 중심에 있고, 국경도 개방적이고 영어·불어·독일어 등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뒤섞인 국제 도시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이 오히려 테러의 온상이 된 이유로 분석된다.
 
브뤼셀은 파리, 런던, 베를린, 암스테르담 등 유럽 주요 대도시와 가까워 이동이 쉽고 통제도 허술하다. 또한 벨기에는 급진주의 무장단체에 가담한 주민의 수가 가장 많은 국가로도 꼽힌다.
 
국제급진주의연구센터(ICSR)에 따르면 2015년 12월 기준으로 벨기에의 인구 대비 지하드(이슬람 성전) 참전 비율은 1백만 명당 40명으로 프랑스의 2배, 영국이나 독일의 4배 정도에 달한다.
 
특히 파리 테러 용의자가 본거지로 삼은 브뤼셀의 몰렌베이크 지역은 유럽 내 지하드의 핵심으로 불린다. 전체 주민 10만 명 가운데 30%가 무슬림이며, 실업률과 빈곤율도 높아 불만이 극에 달해있다.
 
지난해 5월 브뤼셀의 유대인 박물관 총기 테러 용의자, 8월 파리행 고속열차 테러를 기도한 용의자도 몰렌베이크 출신으로 확인됐다.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엡도> 테러 사건의 주범들이 무기를 얻은 곳도 몰렌베이크다.
 
벨기에 치안 당국은 사실상 몰렌베이크 관리에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주류 사회로부터 소외당하고 있는 이슬람 이민자의 후손들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앞으로도 IS와 같은 극단주의에 쉽게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CNN은 “가장 심각한 것은 벨기에 정부조차 자국 내 정확한 극단주의 규모를 가늠조차 하기 힘들다는 것”이라며 “초콜릿과 와플, 맥주로 유명한 아름다운 도시 브뤼셀이 테러의 온상이라는 악명을 얻었다”라고 지적했다.
 
[오마이뉴스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4&oid=047&aid=0002110601]

Share Button

Written by:

Published on: March 22, 2016

Filled Under: World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