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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의 또다른 업적 ‘좋은 아빠 모범되기’

2004년 정치 신인이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되기 직전, 모든 상황이 그에게 장밋빛 미래를 예고하고 있었지만 웬일인지 그의 표정은 어두웠다.
 
이 같은 기류를 감지한 그의 참모가 당시 42세의 잘나가는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이었던 오바마 대통령을 불러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도대체 문제가 뭔가요?”
 
이 질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눈물이 그렁해서 말했다. “딸들이 보고 싶어요. 나는 내 아버지 같은 아버지가 되고 싶지 않아요.”
 
1년 가까이 쉴 새 없이 선거운동을 하느라 오랫동안 두 딸과 제대로 시간을 보내지 못한 ‘아빠’ 오바마의 대답이었다. 당시 오바마의 큰딸 말리아는 5세, 작은딸 사샤는 2세였다.
 
미국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은 그의 뜻을 보여주는 일화 중 하나다.
 
‘대통령 아빠들(First Dads): 조지 워싱턴에서 버락 오바마까지 양육과 정치’의 저자인 전기 작가 조슈아 켄들은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글에서 이 같은 사연을 소개하면서 역대 미국 대통령과 차별화되는 오바마 대통령의 “가장 이례적인 업적”은 “좋은 아빠 되기”라고 평가했다.
 
가족에게 소홀했던 그의 부친 버락 후세인 오바마 시니어와는 달리 오바마 대통령이 언제나 소망했던 ‘자녀 중심의 아버지’가 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부모는 그가 두 살 때 이혼했다. 열 살 때 하와이에서 두 달간 함께 지낸 것이 아버지와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전후 여러 차례 ‘아버지의 부재’에 대한 회한을 드러내며 “아버지는 추상적 개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부친뿐 아니라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도 오바마 대통령처럼 ‘모범적인 아버지’는 드물었다.
 
조슈아 켄들은 오바마 대통령 외에 제임스 먼로, 리더퍼드 헤이스, 해리 트루먼, 제럴드 포드 정도가 좋은 아버지에 속했고, 나머지 전직 대통령들은 정치에 몰두하느라 자녀들과는 시간을 거의 보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사샤의 학교 농구팀 코치로 나서는가 하면 딸들의 교사와 학부모 모임에 거의 빠지지 않고 나가는 등 딸들의 양육과 교육에 적극적이다. 그는 어린 딸들에게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 7권 전권과 ‘라이프 오브 파이’를 다 읽어줬다고 ‘자랑’하곤 했다.
 
특히 취임 직후 모든 보좌진에게 매주 닷새는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겠다고 ‘통보’한 것은 그의 가정적인 면모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오후 6시30분 시작돼 2시간 가량 이어지는 대통령 가족의 저녁 식사는 백악관에서 방해해서는 안 될 일종의 ‘신성한 시간’으로 간주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대통령으로서 흔치 않은 규칙’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그의 정치자금 후원자들, 동료 정치인들과 일주일에 두 차례만 저녁 식사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조슈아 켄들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좋은 아빠 되기는 개인적인 원칙일 뿐 아니라 사회적 변혁을 위한 강력한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빈곤 등 미국 내 흑인들에게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는 흑인 아버지들이 그 자녀들을 위해 행동할 때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유색 아동들을 지원하는 정책인 ‘내 형제의 보호자'(My Brother’s Keeper) 프로그램을 강화했고, 퇴임 후에도 이러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연합뉴스 : http://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rankingType=popular_day&oid=001&aid=0008483118&date=20160620&type=1&rankingSectionId=104&rankingSeq=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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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June 19, 2016

Filled Und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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