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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총격 영상에 분노한 시카고 시민들 ‘다시 거리로’

경찰이 비무장 10대 흑인 용의자에게 ‘인간 사냥’을 방불케 하는 총격을 퍼붓는 장면을 목도한 미국 시카고 시민들이 다시 거리로 나섰다.
 
8일 시카고 언론과 NBC뉴스 등에 따르면 시카고 경찰이 차량 절도 용의자 폴 오닐(18)에게 최소 20발의 총탄을 발사하며 추격하다 결국 사살한 동영상이 지난 5일 공개돼 충격을 안긴 가운데 전날 오후 도심에서 ‘경찰 폭력’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도심 명소 밀레니엄파크에서 인종을 불문한 수백 명이 모여 시작된 평화적 집회는 가두시위로 이어졌고, 동참자들이 늘면서 규모가 점점 더 커졌다.
 
이로 인해 최대 번화가 미시간애비뉴 등 주요 도로 교통이 통제됐으나, 경찰은 무력 대응을 하지 않고 질서있는 행진을 유도했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일부 시위대는 길가에 도열해있는 경찰과 손바닥을 마주치는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며 “하지만 일부는 경찰을 악명높은 백인 우월주의 단체 ‘KKK'(Ku Klux Klan)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인 발언으로 자극했고, 일부는 거친 행동을 하다 제재됐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시카고에서 경찰 총격으로 숨진 피해자들 이름을 연호했으며, 다같이 허공에 손을 들고 “손들었으니 쏘지 마!”(Hands up, don’t shoot!)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들은 “폴(오닐)을 위한 정의”, “경찰 문화 쇄신”을 촉구했다.
 
오닐은 지난달 28일 시카고 남부에서 도난 신고된 고급 승용차를 타고 가다 경찰 검문에 걸렸다. 그는 ‘정지’ 요구에 응하지 않고 질주하다 총탄 세례를 받았고, 맞은 편에서 오는 순찰차와 충돌한 뒤 차에서 내려 달아나다가 등에 총을 맞고 숨졌다.
 
시카고 경찰은 관행을 깬 이례적 조치로 사건 발생 이틀 만에 총 쏜 경관 3명을 즉각 보직 해임하고 경찰의 위법 가능성을 시인했으며, 8일 만에 현장 동영상을 전격 공개했다.
 
그러나 오닐 사살 과정이 ‘인간 사냥’을 방불케 해 충격과 공분을 안겼고, 공개된 총 9편·연 40시간에 달하는 동영상에 결정적 총격 장면이 누락돼있어 은폐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또 경찰이 죽어가는 오닐의 팔을 뒤로 묶어 수갑을 채우는 장면도 논란이 됐다.
 
에디 존슨 시카고 경찰청장은 지난 6일 “많은 시민이 오닐 동영상을 보고 화가 났다. 솔직히 분노할 만하다”며 “조속한 대응을 한 이유”라고 털어놓았다.
 
시카고는 작년 11월, 10대 흑인 절도 용의자 라쿠안 맥도널드(당시 17세) 16발 총격사살 동영상이 공개돼 전국적 논란과 대규모 시위를 촉발했고 큰 몸살을 앓았다.
 
이후 경찰 차와 경찰 몸에 부착된 블랙박스 동영상의 중요성이 새롭게 인식됐고, 오닐 사건도 동영상을 통해 시민들이 사건 현장을 가까이서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사건은 시카고 경찰이 인종차별 관행 및 공권력 남용, 경찰 가혹행위 은폐 의혹, 감독 시스템 부패 등에 대한 연방 법무부의 조사를 받는 가운데 벌어져 당국자들을 더욱 긴장시켰다.
 
시카고 ‘독립경찰수사국'(IPRA)은 오닐 사건 동영상에 대해 “충격적이고 우려스럽다”면서도 “동영상만 가지고 경찰 행위를 판단하지 않는다. 여러 증거 자료들을 모으고 분석해 신속하고도 공정한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오닐 가족 측은 이번 사건을 “경찰의 냉혹한 살인 범죄”라고 규탄했으며, 사건 수사에 특별검사제 도입을 요청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 http://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rankingType=popular_day&oid=001&aid=0008597399&date=20160809&type=1&rankingSectionId=104&rankingSeq=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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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August 8, 2016

Filled Und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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