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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언니가 85세 동생에게 “정화야, 살아줘서 고마워”

65년여 만에 재회한 남북 이산가족들은 만나자마자 부둥켜안은 채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24일 오후 3시15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대연회장은 감격스러운 가족 상봉으로 눈물바다가 됐다.
 
남측 이산가족 중 최고령인 강정옥씨(100·여)는 북측 동생 강정화씨(85·여)가 상봉장에 들어오자 한눈에 동생인 걸 알아봤다.
 
정옥씨는 동생을 끌어안고 “정화야, 정화야, 아이고 정화야, 안아줘야지, 아이고 정화야 고맙구나”라며 동생 이름을 부르고 또 불렀다. 동생 정화씨도 “믿어지지 않는다”고 울먹이며 언니와의 만남을 감격스러워 했다.
 
제주 애월읍에 살던 정화씨는 17세 때 서울 영등포 방직공장에 취직했다며 상경했다가 이듬해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가족들과 소식이 끊겼다. 가족들은 이번 이산상봉 전까지 정화씨가 북한으로 갔는지도 몰랐다고 한다.
 
유복자로 평생을 살았던 조정기씨(67)도 이날 처음으로 아버지를 만나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조씨 아버지 덕용씨(88)는 한국전쟁 때 임신 100일밖에 되지 않은 아내를 두고 북으로 갔다.
 
정기씨는 아버지에게 “꿈에도 생각 못 했어요. 살아계신 줄은…”이라며 더 말을 잇지 못했다.
 
더욱이 68년간 남편을 기다리던 조씨 어머니가 아버지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듣기 불과 50여일 전에 세상을 떠나면서 정기씨의 안타까움이 더욱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의 안갑순씨(82·여)는 기다리던 오빠 갑수씨(83)가 휠체어를 타고 상봉장에 들어오자 오빠 무릎에 얼굴을 묻고 오열하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여동생 영옥씨(60)와 남동생 광수씨(64)도 “아이고 형님”, “오빠”라고 생전 처음보는 형제를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강원도 고성군에서 중학교에 다니던 갑수씨는 한국전쟁 때 북측으로 피난가면서 동생들과 헤어졌다. 갑순씨는 그동안 오빠가 죽은 줄 알고 살았다고 한다.
 
남측 오병임씨(89)는 결혼 뒤 흥남에 사는 가족들과 떨어져 살았는데 전쟁이 나면서 가족과는 소식이 끊겼다.
 
이날 병임씨를 만난 동생 병삼씨(78)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누나를 수태 생각했다”며 “거기에 혼자 두고 온 거 얼마나 아쉬워했는데…조국통일 되면 누나를 데려오자고 했다”고 슬퍼했다.
 
병임씨도 손수건을 꺼내 흐르는 눈물을 닦으면서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남북 이산가족들은 2시간 동안 감격적인 첫 만남을 한 뒤 오후 7시부터 남측 주최로 열리는 환영 만찬에서 함께 저녁 식사를 한다. 이튿날에는 개별상봉과 객실중식, 단체상봉을 한다. 마지막날에는 작별상봉과 공동중식이 예정돼 있다.
 
남측 이산가족들은 2박3일간 총 12시간을 함께 한 뒤 26일 오후 1시쯤 다시 버스를 타고 귀환한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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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August 24, 2018

Filled Und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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