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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에게 ‘멀리건’은 없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자타 공인 골프 마니아다. 지난 한 해 동안 라운드를 54번 나갔다. 하지만 그의 골프 스타일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골프 스케줄, 상대방만 공개하고, 스코어 등은 함구한 탓이다. 뉴욕타임스가 3일 “골프장에서 오바마를 본다면, 그가 꽤 좋은 대통령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대통령의 플레이 스타일을 공개했다.
 
오바마는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이었던 1990년대 말 입문한 늦깎이 골퍼다. 대통령 취임 당시(2009년) 실력은 100타 정도. 당시 보좌진이 “대통령 골프 스코어는 국가기밀”이라며 “정치력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할 정도였다. 취임 이후 라운드를 214번 한 결과 평균 타수가 80대 중반으로 줄었다. 지난해 8월 한 인터뷰에서는 “지난주에 처음 80타를 쳤다. 4.5m 퍼팅에 성공했다면 79타였는데 아깝게 놓쳤다”고 자랑했다.
 
왼손잡이 골퍼인 그는 교과서적 스윙을 구사하지는 않는다. 스윙을 할 때 고개를 끝까지 숙이지 않는 고질적인 습관이 있다. 스윙 전 자세도 나쁘다는 평이다. 하지만 점수를 잃어도 ‘원칙주의’를 고수한다. 잘못한 샷을 없었던 것으로 해주는 ‘멀리건’이나, 공이 홀에 가까우면 퍼팅 성공으로 쳐주는 ‘컨시드(일명 오케이)’가 없다. 한 홀을 빠져나오는 데(홀아웃) 11타나 쳐도 정직하게 점수를 적는다. 빌 클린턴 전(前) 대통령의 경우는 재임 시절 멀리건 등 ‘대통령 사면’을 많이 받아 ‘빌리건(빌+멀리건)’으로 불렸다.
 
평소 성격처럼 아무리 점수를 잃어도 줄곧 침착한 상태를 유지한다고 한다. ‘미스샷’이 나와도 농담으로 넘길 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정치 이야기는 금물이지만, 내기 골프는 환영이다. 홀당 1달러 내기 골프를 즐기는 오바마는 평소 “이 돈으로 딸 말리아와 사샤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겠다”고 즐겨 말한다.
 
골프 때문에 구설에도 자주 올랐다. 오사마 빈 라덴 사살, IS(이슬람국가)의 미국인 살해 등 굵직한 이슈가 있을 때도 골프장에 머물러 비판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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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January 5, 2015

Filled Und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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