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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m 첨탑 1시간 새 붕괴, 850년 된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850년 역사를 가진 ‘프랑스의 영혼’ ‘인류 문화유산’인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이 불에 탔다. 프랑스와 전 세계가 깊은 슬픔에 빠졌다. 화재는 특히 부활절 직전 일주일 예수의 고난과 죽음을 기리는 기간인 성주간 첫날인 15일 오후 6시50분(현지시간)쯤 발화했다.

르몽드 등 현지 언론과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마지막 관람 시간을 기다리던 관광객들이 성당에 입장하려는 순간 성당의 문이 갑자기 닫혔다. 목격자들은 성당 지붕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고, 연기의 색깔이 검은색에서 오렌지색으로 바뀌며 첨탑이 불길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6시50분쯤 성당 지붕에서 발생한 불은 7시40분쯤 첨탑으로 번졌다. 화재 발생 1시간 만인 7시53분쯤 첨탑이 무너지고 8시7분쯤 지붕의 3분의 2가 붕괴했다.

불길은 자정을 넘겨 계속되다가 다음날 새벽에야 진정됐다. 파리 소방당국은 16일 오전 3시30분 “불길은 완벽하게 통제 가능한 상태”라며 “잔불을 진화 중”이라고 발표했고, 오전 9시45분 최종 진압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화재가 성당 개·보수 작업 과정과 연관돼 있다고 보고 있다. 1163년 공사를 시작해 1345년 완공된 노트르담 대성당은 오랜 연식과 대기오염 등으로 석재 구조물이 부식되고 일부가 떨어져나가는 등 손상이 심해졌다. 성당 측은 2018년부터 10년간 6000만유로(약 800억원)를 투입해 대규모 복원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특히 이번에 소실된 첨탑은 목재와 납으로 만들어진 구조물로, 납이 녹아내리는 등 훼손 상태가 심각해 4년간 1100만유로(약 140억원)를 투입할 예정이었다. 성당 측은 지상으로부터 90m 지점에 있는 첨탑 보수작업을 위해 높이 100m의 비계를 세웠다. 뉴욕타임스는 방재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용접기 불꽃과 비계의 위험한 화학 물질이 화재 원인이 됐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석조 벽과 나무 대들보가 특징인 프랑스 고딕 건축 양식이 화재 진압을 어렵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높은 천장의 나무 대들보에 접근하기가 특히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자정 무렵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성당에 들어갔을 때 내부에는 여전히 연기가 가득했고 탄내와 물비린내가 섞인 냄새가 코를 찔렀다고 전했다. 지붕이 무너진 탓에 천장이 뚫려 있었지만 제단과 십자가는 불에 타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노트르담은 프랑스의 역사이자 프랑스인 영혼의 일부”라면서 “모두 함께 성당을 재건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의 상징과도 같은 대성당이 불타는 모습을 지켜본 파리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충격에 빠졌다. AFP통신은 첨탑이 무너져내리자 시민들 사이에서 안타까운 비명과 한숨이 터져나왔다고 보도했다. 시민들은 눈물을 흘렸고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파리 시민 필리페는 “파리는 이제 결코 전과 똑같지 않을 것”이라며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기도할 때”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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