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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케이블 회사 차터, 타임워너 합병 “미 방송업계 지각 변동”

미국 케이블TV 업계의 2, 3위 업체가 합병하면서 케이블 시장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인수 주체인 차터 커뮤니케이션은 업계 3위에 불과한 기업이지만 업계 2위인 타임워너케이블을 집어삼켜 또 다른 공룡 미디어 기업이 탄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은 차터 커뮤니케이션이 타임워너케이블을 인수하는 협상이 타결됐다고 26일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의 전통적인 케이블 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들의 외면과 넷플릭스나 아마존 같은 다른 온라인 서비스 업체들과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차터의 타임워너케이블 합병은 새로운 거대 미디어 기업의 탄생을 의미한다. 업계 마이너였던 차터는 가입자가 4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단숨에 1700만명을 확보하게 된다. 업계 1위 컴캐스트(2200만명)에 이어 2위로 올라서게 된다. 차터는 몸집을 불리기 위해 지난달 6위 업체인 브라이트 하우스를 104억 달러(약 11조5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외신들과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을 성사시킨 케이블 업계의 거물 존 말론(74·사진)의 영향력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주목하고 있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말론의 냉혹한 기업인수 방식을 빗대 그를 ‘다스베이더’(영화 ‘스타워즈’의 악당)라 부른 적이 있다. 그는 2013년에도 타임워너케이블 인수를 시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에 말론이 다시 제시한 인수조건은 타임워너케이블의 주식을 주당 195달러에 매입하는 것이다. 타임워너케이블 주식은 지난 주말 171.18달러에 거래를 마쳐 인수가격은 이보다 14% 높다. 이에 따라 인수가액은 553억3000만 달러(약 61조원)에 이른다. 부채를 포함하면 총 인수가액은 787억 달러(약 87조원)까지 치솟는다.
 
차터 측은 타임워너케이블 주주들에게 △주당 100달러는 현금으로, 나머지 95달러는 자사주로 교환하거나 △주당 115달러의 현금과 나머지 80달러는 자사주로 교환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
 
컴캐스트도 타임워너케이블 인수를 추진했으나 합병이 성사되면 초고속 인터넷 시장의 57%를 차지, 유례없는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된다는 당국의 반대에 부딪쳐 인수를 포기했다.
 
이에 반해 차터와 타임워너케이블의 합병은 초고속 인터넷 시장의 24%에 그쳐 당국의 독점 규제로부터 자유로울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하지만 합병 절차의 난관이 모두 제거된 것은 아니다. 연방통신위원회(FCC)의 강도 높은 조사를 거쳐 연방정부의 최종 승인을 받으려면 연내에 마무리될지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두 회사의 결합이 반독점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규제기관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CNN은 “두 회사는 연내에 정부의 합병 승인을 기대하고 있지만 규제 당국은 소비자에게 미칠 잠재적 영향을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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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May 26, 2015

Filled Und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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