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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사 ‘아들 찾아 3만리’ 호주인 모정 55년만에 공개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아들의 행적을 찾아 55년 전 호주에서 한국 부산까지 약 1만5천㎞의 먼 길을 나홀로 찾았던 한 호주 어머니의 여행 일기가 최근 호주에서 책으로 나왔다.
 
호주 브리즈번 출신 언론인인 루이스 에번스는 약 2년의 집필 작업 끝에 ‘부산으로 가는 길'(Passage to Pusan)이라는 논픽션을 발간했다.
 
이 책은 에번스의 할머니인 델마 힐리가 1961년 부산을 방문하면서 쓴 여행 일기를 토대로 편지와 생존 가족들의 증언 등으로 구성됐다. 힐리는 당시 56살이었고, 부산 방문은 아들이 세상을 떠난 후 10년 만이었다.
 
에번스에 따르면 호주 동부 브리즈번에 살던 힐리는 1951년 어느 날 노크 소리와 함께 아들 빈센트의 전사 소식을 알리는 전보 한 통을 받았다. 시신도, 유품도, 장례식도 없었다.
 
자녀 10명을 둔 힐리는 당시 보통 여성들처럼 빈곤이나 집안의 잡다한 일, 폭력적인 남편에 시달리던 상황에서 듬직한 큰아들에 대한 비보에 삶을 포기할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힐리는 극적으로 생각을 바꿔 아들의 행적을 찾아 부산을 방문하기로 하고 내핍생활을 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10년만에 한국을 갈 수 있을 만큼 돈을 모았고 힐리는 크루즈선 C급 좌석에 올라탔다.
 
당시 한국은 전쟁으로 모든 것이 파괴된 후 얼마 되지 않았던 만큼 중년의 백인 여성이 홀로 부산을 찾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 분명했다.
 
에번스는 책에서 할머니 힐리가 한국을 방문해서 애초 목적을 달성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에번스는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할머니가 그 여행을 통해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것”이라며 “그는 더 만족스럽고, 더 마음 편하게 호주로 돌아왔다”라고 최근 호주 언론에 말했다.
 
할머니와 삼촌에 대한 이야기를 대략 듣고 있던 에반스는 4년 전 가족들로부터 할머니의 여행 일기를 받아들고는 감명을 받아 책을 내기로 결심했다. 할머니는 에번스가 8살 때 세상을 떠났다.
 
에번스는 이 책을 쓰기 위해 한국에도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으며 단순히 할머니의 부산 방문기에 그치지 않고 전사자 가족들의 고통 등을 광범위하게 취재해 소개했다.
 
에번스는 호주 주요 일간지인 시드니모닝헤럴드와 디 오스트레일리안, 공영 ABC 방송, AAP통신 등을 거친 30년 경력의 언론인 출신이다.
 
[연합뉴스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4&oid=001&aid=0008390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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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May 10, 2016

Filled Und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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