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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긴축 끝났다” 첫 좌파정부 탄생 ‘금융시장 출렁’

25일 실시된 그리스 총선에서 재정긴축 반대를 기치로 내건 급진좌파연합 시리자가 승리하자 그리스 증시가 급락하고 유로화 가치가 1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금융시장이 동요하고 있다. 채권단과의 갈등으로 그리스의 부채상환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뉴욕타임스는 “시리자는 유로존에서 권력을 잡은 최초의 반긴축 정당”이라며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와 채무불이행 등에 대한 우려가 유럽 각국으로 파급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26일 유로화 가치는 장중 11년 만에 최저치인 유로당 1.1098달러까지 떨어졌다. 아테네 증시도 장 초반 피레우스은행이 14% 이상 폭락하는 등 5%대의 급락세를 보여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시리자는 선거 승리 직후 곧바로 연립정부 구성에 착수했다. 시리자는 과반에서 2석이 모자란 149석 확보로 단독정부 구성에 실패했지만 군소정당을 끌어들여 무난히 연립정부를 출범시킬 것으로 보인다.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는 이번 총선에서 13석을 차지한 그리스독립당의 파노스 캄메노스 당수를 만났다. 이어 득표율 4위인 포타미의 스타브로스 테오도라키스 당수와도 회동해 연정 구성을 협의하기로 했다. 그리스독립당은 우파 성향이지만 구제금융 반대에 뜻을 같이하고 포타미는 같은 좌파 계열이지만 긴축 반대에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치프라스가 이끄는 시리자는 득표율 36.4%로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의 신민당을 10% 포인트에 달하는 큰 차이로 누르고 다수당에 올랐다.
 
시리자는 긴축정책을 중단하고 유럽연합(EU)과의 협상을 통해 외채상환을 연기해 재정을 확보하고 이를 내수 진작과 기업투자 활성화에 활용한다는 청사진을 내세우고 있다. 그리스는 총 부채가 3170억 유로(381조9818억원)로 국내총생산의 175%에 이르고 청년실업률이 60%에 달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치프라스가 유로존의 양보를 얻어내는 ‘실용적’ 채무조정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권단 역시 여전히 취약한 그리스의 재정 상황과 유로존 내 반긴축 기조를 고려할 때 새 합의를 통해 구제금융 지속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유로존의 재정·금융 위기가 장기화됨에 따라 주요 회원국의 EU 지지율이 반 토막 난 최근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금융위기와 재정압박으로 인한 체감경기의 수렁이 낳은 ‘반EU’ 정서는 그리스뿐 아니라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가 ‘통합유럽’에 대한 지지를 빠르게 갉아먹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주요 10개 회원국 조사 결과 2007년 52%였던 EU에 대한 지지율이 최근 8년 사이 30%대로 추락했다. 23%에 그친 그리스는 물론이고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등도 지지율은 30%대에 불과했다.
 
국제금융센터 김위대 연구원은 “그리스의 불확실성과 유로존 탈퇴 우려는 유럽중앙은행(ECB)이 3월부터 시행할 전면적 양적완화의 부양효과를 부분적으로 제한하고 단기적으로는 시장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며 “다만 (내부견제가 작동하는) 연립정권의 특성상 유로존으로의 위기전염 가능성은 전보다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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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January 26, 2015

Filled Und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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