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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성교육 ‘피임’에서 ‘출산’으로

덴마크에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하는 비영리재단 ‘성과 사회(Sex and Society)’는 작년 교재 내용을 전면 개정했다.
 
종전 성교육은 원치 않는 임신을 피하는 방법이나 성병 예방처럼 성관계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했다. 반면 새 교재는 제목부터 ‘아기를 갖는 방법’이다. 출산이 왜 중요한지, 임신과 출산의 적기는 언제인지, 노산은 왜 고통스러운지 등을 다루고 있다. 성교육의 초점이 피임에서 출산으로 바뀐 것이다.
 
선진국들이 공통으로 겪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덴마크 민간단체들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섰다고 뉴욕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덴마크는 1967년 세계 최초로 포르노를 합법화할 정도로 성에 대해 개방적인 국가다. 하지만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는 아이 수)은 1970년대부터 2명 이하로 떨어져, 지금은 1.7명을 기록하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우리나라(1.2명)보다는 높지만, 인구의 현상 유지에 필요한 합계출산율(2.1명)에는 못 미친다. 덴마크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출산장려금 같은 인센티브를 도입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출산 친화적인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사춘기 학생들에게 성에 대해 부정적 선입견을 심어줬던 성교육 내용부터 고쳐야 한다는 게 민간단체들의 결론이다.
 
덴마크 여행사인 스파이즈(Spies)는 ‘덴마크를 위해 사랑을 나눠라(Do it for Denmark)’라는 도발적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 여행사 TV 광고엔 프랑스 파리로 여행 간 젊은 덴마크 연인이 섹시한 속옷 차림으로 호텔방에서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 등장한다. 여행사 측은 “덴마크인은 평소와 비교할 때 여행 중에 성관계를 46% 더 많이 갖는다”면서 “여행을 자주 다니는 게 출산율을 높이는 애국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덴마크 사람 10명 중 1명꼴로 여행 중에 잉태됐다”는 카피도 나온다.
 
민간이 주도하는 덴마크의 출산장려 운동이 실제 출산율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지난해 덴마크의 신생아 수가 4년 만에 처음으로 1000명 늘어나는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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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April 9, 2015

Filled Und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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