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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악마의 자식이 아니에요’ 인도 대지증 소년의 사연

선천성 기형으로 양손이 남들보다 몇 배는 더 큰 인도 소년이 네티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다행히 소년은 현지 의료진 덕분에 새 인생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영국 익스프레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인도 자르칸드주의 작은 마을에 사는 모하메드 카림(8)은 같은 또래 아이들과 달리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다. 남들보다 유달리 큰 양손 때문이다. 그는 학생들에게 혐오감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학교 측의 결정에 따라 입학을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 사람들은 카림을 ‘악마의 자식’이라 부른다. 카림의 부모가 전생에 죄를 지은 탓에 신의 저주를 받아 카림의 양손이 커졌다고 믿는다. 비정상적인 손을 가진 아들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픈 부부는 마을 사람들의 싸늘한 시선 때문에 어깨를 펴지 못한다.
 
카림의 부모는 많아야 한 달에 15파운드(약 2만8000원) 밖에 벌지 못한다. 생활비를 감당하기도 벅차 아들의 치료비를 대는 것은 생각도 못 한다. 이들은 아들이 신의 저주 때문에 남들보다 큰 손을 가졌으며, 신의 의지에 따라 병이 낫든지 안 낫든지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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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경제여건과 이웃의 싸늘한 시선으로 아들을 반 포기한 상태나 마찬가지였던 부부에게 한 줄기 빛이 비춰졌다. 카림의 사연을 안 현지의 한 의료진이 그의 부푼 손을 치료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작년말부터 카림의 가족과 연락이 닿은 라자 사바파시 박사는 그의 손을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현지에서 현미경을 이용한 손 수술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라자 박사는 카림에게 대지증(大指症)과 신체 일부분 거인증(巨人症) 진단을 내렸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카림의 손을 고치겠다고 결정했다.
 
카림의 엄마 하리마는 “의사님 덕분에 아들에게 희망이 생겼다”며 “그는 우리 아들을 치료할 수 있다고 나선 처음이자 마지막 의사”라고 기뻐했다.
 
카림은 8시간에 걸쳐 손의 악성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겉으로 보기에 큰 변화는 없다. 카림은 앞으로도 오랜 기간 치료를 견뎌야 한다. 그래야 다른 아이들처럼 학교에도 가고 뛰노는 삶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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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마을 사람들은 카림을 일반 소년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들은 여전히 신의 저주가 카림에게 내려졌다고 믿는다.
 
심지어 카림의 삼촌 샤밈도 부모의 업보 때문에 조카에게 그런 일이 생겼다고 생각했다. 그는 “소년을 치료할 방법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며 “카림은 악마의 자식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카림의 부모가 과거의 잘못을 반드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카림의 아빠 샤밈은 “세상에 악마의 자식은 없다”며 “미신을 좋아하는 주민들이 아들에게 나쁜 생각을 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림은 내 아들이고, 아내와 나는 아들을 돌볼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마을 연장자로 추앙받는 아마눌라 칸은 “카림을 낫게 할 수 있다”며 “카림이 저주받았다고 믿는 주민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는 카림의 운이 이제부터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더 나은 미래를 가지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카림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학교 측도 내심 그의 완쾌를 바랐다.
 
모하메드 사비르 교장은 “수술이 잘 진행된다면 카림도 보통 삶을 살 수 있다”며 “손이 다 낫는다면 다른 학생들처럼 수업에도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들도 아이들에게 카림을 놀리지 마라며 교육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림이 의료진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동행한 현지의 한 방송국은 그의 치료와 수술 등을 기록한 이야기를 방송할 예정이다.
 
[기사 출처 : 세계일보,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4&oid=022&aid=0002889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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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August 10, 2015

Filled Und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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