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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시대 1만9천쪽짜리 CIA 대통령 일일보고 기밀해제

냉전시대 미국 대통령의 외교 정책 결정 과정에 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대통령 일일보고 문건이 기밀 해제돼 16일 일반에 공개됐다.
 
‘오직 대통령을 위한 보고'(For the President’s Eyes Only)라는 직인이 찍힌 문서는 CIA가 매일 대통령에게 올린 전 세계 관련 현황 보고 문건이다.
 
이날 공개 문건의 분량은 무려 1만9천페이지로 1960년대 재35대 존 F. 케네디(1917∼1963년), 36대 린든 B 존슨(1908∼1973년) 전 대통령 시절의 정보 문건으로는 최초로 공개된 것이라고 AP 통신은 소개했다.
 
많은 역사가는 공개된 정보 메모에 대해 피그스만 침공 사태, 베트남 사태 때 미국 대통령이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제공된 실시간 정보라는 점에 의미를 뒀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을 지낸 윌리엄 인보든 오스틴 텍사스 대학 국가안보센터 교수는 “이 자료는 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했는지를 담은 ‘비교할 수 없는 창’과 같은 것”이라면서 “문건을 읽으면 대통령이 무엇을 걱정했는지를 거울에 비친 상처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이 소개한 내용 일부를 살피면, 미국과 구소련이 핵전쟁 발발 상황으로 치닫던 1962년의 어느 날 케네디 대통령은 쿠바에서 새로운 미사일 발사 시설이 발견됐다는 CIA의 특급 기밀을 보고받았다.
 
그해 10월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을 배치하려고 하면서 미국과 군사적 충돌 직전까지 간 쿠바 미사일 위기 때의 일이다.
 
그러나 이 메모는 걱정과는 사뭇 다른 내용으로 끝난다. 당시 소련 모스크바에 있던 CIA 요원은 객석을 가득 메운 러시아 관객들이 뉴욕시립 발레단의 공연을 본 뒤 열정적인 박수를 보냈다고 보고한 것이다.
 
일촉즉발의 전쟁 상황 직전에서도 해빙 무드를 확인한 케네디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다음날 쿠바 미사일 위기 사태에 마침표를 찍었다. 미국은 소련에 쿠바를 침공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소련은 미사일을 철거하기로 했다.
 
CIA는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암살당한 1963년 11월 22일 두 번째 일일보고 메모에는 정보 대신 케네디가 생전에 잘 외우던 시를 적기도 했다.
 
케네디 대통령의 뒤를 이은 존슨 대통령이 권좌에 오른 뒤에는 베트남과 북베트남 사태의 현황에 대한 정보가 넘쳤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2009년 취임과 함께 ‘열린 정부’를 표방한 버락 오바마 현 미국 대통령은 불필요한 기밀문서를 해제토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해 대대적인 냉전시대 기밀 문건 공개의 길을 텄다.
 
[연합뉴스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4&oid=001&aid=000786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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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September 16, 2015

Filled Und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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