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경제 어려운데 부패 못참아” 세계는 부패지도자 ‘퇴출’ 정국

세계 각국 정상들이 경제 위기와 맞물려 불거진 부패 의혹으로 줄줄이 위기를 맞고 있다.
 
아이슬란드 총리가 조세회피 자료 폭로로 하루아침에 낙마한 데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브라질, 우크라이나 등 지도자들도 탄핵 위기에 처했거나,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경제지 포천은 6일 “탄핵이 각국에 유행병처럼 퍼지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의혹 제기부터 낙마까지가 가장 갑작스럽고 극적으로 진행된 것은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로이그손 아이슬란드 전 총리다.
 
귄로이그손 전 총리는 의회에 신고하지 않은 채 2009년 부인과 함께 버진아일랜드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가 이후 자신의 지분 50%를 부인에게 1달러에 넘긴 사실이 폭로되며 이틀 만에 물러났다.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 자료 유출로 촉발된 이른바 ‘파나마 페이퍼스’ 사건의 첫 희생자인 것이다.
 
첫 희생자이지만 유일한 희생자는 아닐 수 있다.
 
파나마 페이퍼스에 등장한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검찰 수사를 받게 될 처지에 놓였고,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해서도 야당이 탄핵을 주장하고 나섰다.
 
파나마 페이퍼스와 무관하게 부패로 탄핵 위기에 놓인 정상들도 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오는 11일 하원 특위에서 탄핵 의견서 승인 표결이 예정돼 있어 탄핵 추진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국영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를 둘러싼 정관계 비리 수사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정권에 대한 반발이 거세진 결과다.
 
국고 수백만 달러를 사저 개·보수에 유용한 혐의를 받은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지난 5일 탄핵안이 부결되며 한 차례 고비는 넘겼으나 이후에도 교회와 인권단체들이 사임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퇴진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도자들의 부패가 퇴진 위기로까지 이어진 이 국가들의 공통점은 부패 의혹이 경제위기와 맞물렸다는 것이다.
 
아이슬란드 총리의 경우 보유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채권을 소유한 은행이 2008년 금융위기 직후 파산했는데, 그가 은행채 보유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채 채권협상을 관장했다는 사실에 비난이 집중됐다.
 
CNN은 “당시 위기를 기억하는 아이슬란드인들로서는 총리의 비리를 특히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은 원자재가 하락 속에 최악의 경제 침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면서 국가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됐고, 남아공도 성장률 저하와 실업률 상승, 인플레이션 등 최악의 경제난을 맞고 있다.
 
아르헨티나 역시 2000년대 초반 디폴트(채무 불이행) 이후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경제 위기로 민생이 어려워지면서 안 그래도 정권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진 상황에서 지도자들이 불법과 탈법을 일삼으며 자신들만 부를 축적했다는 사실이 민심을 폭발하게 한 도화선이 된 것이다.
 
아이슬란드에선 파나마 페이퍼스가 발표된 이후 1만 명 이상이 의회 앞에 모여 총리 사임을 요구했다. 아이슬란드의 인구가 33만 명에 불과하니, 우리나라로 치면 인구의 3%인 150만 명가량이 한꺼번에 시위에 나선 셈이다.
 
브라질에서도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에 300만 명 이상이 몰려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불안한 경제 상황과 전직 대통령 측근의 부정부패 등이 정권교체의 동력이 되면서 지난해말 마크리 대통령이 취임한 터라 의혹이 확대되면 ‘변화’의 갈망을 충족시키지 못한 데 대한 분노가 폭발할 수 있다.
 
정보 통신 기술을 발달로 영상이나 녹취 등 부패의 ‘흔적’이 남는 경우가 많아진 것도 최근 들어 부패 지도자들에 유독 ‘철퇴’가 가해진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포천은 “오늘날의 지도자가 과거보다 더 부패하고 부정직한 것은 아닐 것”이라며 “다만 디지털 세상에서는 비밀을 지키기가 과거보다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4&oid=001&aid=0008320867]

Share Button

Written by:

Published on: April 8, 2016

Filled Under: World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