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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권잡은 ‘징벌자’ 두테르테, ‘법보다 주먹’ 통치하나

9일 실시된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로드리고 두테르테(71) 다바오시 시장은 대선 초기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군소 후보였다.
 
강력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필리핀에서 초법적인 범죄 소탕을 벌인 그의 이력과 대통령이 되면 6개월 안에 범죄를 뿌리 뽑겠다는 공약이 대선 선두주자로 올라서게 한 일등공신이다.
 
그는 필리핀 중부 레이테에서 태어나 다바오시에서 자랐으며 아버지는 1950년대 다바오 주지사를 지냈다.
 
고등학교 시절 2차례 퇴학당하고 3번째 학교에서 졸업할 정도로 반항 기질이 강한 ‘문제아’로 알려졌다.
 
그런 그가 필리핀 산베다대학 법대를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뒤 1970년대 후반∼1980년 중반 다바오시 지방검사로 반 범죄 전선에 섰다.
 
다바오시 부시장을 거쳐 1988년 시장에 처음 당선됐다. 중간에 하원의원 시절을 빼고 7차례나 당선돼 총 22년간 재직하며 범죄가 만연한 다바오시를 필리핀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이자 상업도시로 변모시켰다.
 
그는 “다바오시가 ‘킬링필드’로 불릴 때 시장에 당선돼 세계에서 5번째로 안전한 도시로 만들었다”고 자랑한다.
 
또 부패 없는 ‘깨끗한’ 행정, 실외 흡연 금지, 911 긴급서비스 센터 운영 등 사업하기 좋고 살기 좋은 도시 환경 조성을 치적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재임 기간에 사실상 암살단인 자경단을 운영하며 재판 절차를 거치지 않고 마약상 등 범죄자를 처형한 것으로 알려져 인권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그는 1천700명을 죽였다고 말했다가 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시장 재직 초기에 중국인 소녀를 유괴, 성폭행한 남성 3명을 직접 총살한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선거 기간에 “대통령이 되면 모든 범죄자를 처형하겠다”, “범죄자 10만 명을 죽여 물고기 밥이 되도록 마닐라만에 버리겠다”, “마약상을 수용할 장례식장이 더 필요할 것이다”, “피비린내나는 대통령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식이라도 마약을 하면 죽이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두르테르 시장 선거캠프의 한 관계자는 “범죄에 대한 강력한 대처 의지를 밝힌 것”이라며 “총기로 무장하고 반항하는 범죄자를 사살할 수 있지만 모든 범죄자를 즉결 처형하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유세장에서 1989년 다바오 교도소 폭동사건 때 수감자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된 호주 여성 선교사에 대해 “그녀는 아름다웠다. 시장인 내가 먼저 해야 했는데…”라고 말했다. 이를 비판하는 호주와 미국 대사에게 “입을 닥쳐라”며 외교관계 단절까지 경고했다.
 
작년 1월 교황의 필리핀 방문 때 도로 통제로 교통 체증이 빚어지자 교황을 향해 욕설도 했다.
 
이런 거친 언행 때문에 ‘징벌자’, ‘더티 해리'(부패한 상관에 맞서 범인을 끝까지 추적해 사살하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필리핀판 트럼프’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러나 다바오시 주민들은 두테르테 당선인의 범죄 척결 노력과 행정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
 
한 교민은 “다바오시에 가보면 두테르테 시장에 대한 주민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며 “그의 거친 언행이 부각되고 있지만 시정은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4&oid=001&aid=0008389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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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May 9, 2016

Filled Und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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