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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상원, 탄핵표결 가결, 55명 찬성, 대통령 직무정지

12일 탄핵개시안이 브라질 상원을 통과하면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대통령직 수행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자신의 운명을 예견한 듯 호세프 대통령은 상원의 탄핵안 투표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10일(현지시간) 플라날토 대통령궁전 집무실에 있는 모든 개인 물품을 대통령 관저가 있는 알보라다궁으로 보냈다.
 
전임자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대통령에서 시작돼 지난 13년간 이어진 좌파 노동자당(PT)의 포퓰리즘 정권이 실각이라는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이날 상원이 사실상 탄핵 결정을 내리면서 호세프 대통령 업무가 정지됐고 최종 대통령직 상실 여부는 앞으로 최대 180일 내에 연방대법원장 주재로 상원이 2차 최종 탄핵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
 
전체 의원 81명 중 3분의 2인 54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이 최종 가결되는데 이 기간 중 호세프의 빈자리는 연정에서 탈퇴한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의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채운다. 탄핵안이 최종 가결돼 호세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축출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일단 테메르 부통령의 대통령직 권한대행 행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한 호세프 대통령 소속 정당 노동자당(PT) 하원의원들은 “테메르는 대통령이 아니라 쿠데타 주역”이라며 “테메르가 이끄는 정부에서 철저하게 야당으로 활동할 것이며, 테메르가 내놓는 정책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해 최종 탄핵 판결을 앞두고 호세프 대통령은 헌법 개정을 통한 조기 대선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호세프와 룰라 대통령 등 측근들이 헌법 개정안을 제출해 통과시킨 후 호세프와 테메르 부통령이 동시에 사임하고 대선을 치르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테메르 부통령이 사임 의사가 없음을 밝혔고 야당도 조기 대선에 반대하고 있어 헌법 개정을 통한 조기 대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진단이다.
 
현지 언론을 비롯해 한국 외교부도 조기 대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교부 브라질업무 담당자는 “이미 탄핵 심판이 개시된 상태이기에 의원 3분의 2 동의가 필요한 헌법 개정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호세프 직무 정지 후 여당과 야당의 치열한 샅바싸움이 전개되며 정국이 더욱 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이날 상원 결정에 따라 탄핵심판을 주관하게 된 히카르두 레반도브스키 연방대법원장은 “탄핵심판 절차를 최대한 빨리 진행해 9월 중에는 끝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호세프 탄핵으로 브라질 경제 전망은 오히려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탄핵을 계기로 투자자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날 브라질 증시와 헤알화는 장중 강세를 보였다. CREF이머징마켓 주식형 펀드를 운용하는 알렉스 무롬츄는 “단기적으로는 브라질 증시의 강세를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장기적으로 브라질 경제 상황이 크게 달라지기 힘들다는 점이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과 2년 연속 마이너스 경제 성장, 높은 실업률을 보이는 국내 상황이 개선될 만한 계기가 없다는 진단이다.
 
지카바이러스와 소두증 창궐로 올림픽 티켓 판매가 역대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8월 리우올림픽도 대통령 유고 사태가 불가피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올림픽 예산 지출에도 적지 않은 혼선을 빚게 될 가능성이 있다.
 
현지 유력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개·폐막식 비용을 절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선수촌 감시 카메라를 줄이고 IOC 인사들을 위한 식당과 선수 식당을 합쳐야 하는 상황”이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호세프 대통령 직무 정지가 시작되면서 한국을 포함한 외국 투자자들 역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테메르 대통령직 대행도 호세프 대통령만큼 지지율이 바닥이기 때문에 브라질 정부의 중요 사안에 대한 의사 결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KOTRA 상파울루 무역관은 최근 한·브라질 보건사업 협력 건으로 브라질 정부 인사를 접촉했는데 정부 인사로부터 “탄핵 절차가 진행되면서 정부 고위직이 대거 교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신규 사업 등을 추진할 여건이 아니다”는 답변을 들었다.
 
가장 큰 후폭풍은 국론 분열이다. 호세프 탄핵이 결정되면서 국회의사당 앞에서 지지자들은 ‘쿠데타’라고 외치며 돌멩이를 집어 던지는 등 분노를 표출했다.
 
반대편에서는 탄핵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폭죽을 터뜨리며 ‘호세프, 집에 가라’를 외치다 결국 충돌했다.
 
[매일경제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4&oid=009&aid=0003730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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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May 1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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