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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지는 천사들 ‘국경없는 의사회’ 의료진 살해·납치·약탈 잇따라

세계 곳곳의 전쟁터와 재난 지역에서 목숨을 건 의료활동으로 존경받는 ‘국경없는 의사회(MSF)’의 활동이 벼랑끝에 몰렸다. 시리아 예멘 아프가니스탄 우크라이나 등 주요 분쟁 지역에서 병원 폭격 사태가 잇따르기 때문이다.
 
의료진 납치와 병원 약탈·방화도 빈발한다. MSF는 전쟁과 기아·질병으로 고통받는 주민을 인종, 종교, 이념에 차별 없이 구호해 1999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MSF의 위기는 최소한의 인도주의 원칙마저 흔들리는 위험한 지구촌의 현주소를 상징한다.
 
11일 MSF는 지난해 직접 운영하거나 지원하는 병원 75곳이 폭격당했다고 밝혔다. 각국 정부나 국제적십자사가 운영하는 의료시설을 포함하면 수는 더 늘어난다.
 
지난달 28일 시리아 알레포의 알-쿠즈 병원이 공격받아 27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중에는 알레포에 남은 마지막 소아과 의사 무하마드 와심 마아즈도 포함됐다.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MSF의 상황은 절망적이다. 지난해 공격당한 병원 75곳 중 63곳이 시리아에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까지 공습에 가담한 예멘 내전에서는 매월 한 곳 이상의 MSF가 운영하는 병원이 공격당하고 있다.
 
1차 공격 후 부상자를 살리려는 의료대원과 구조대원을 겨냥한 ‘더블 탭(double tap)’이라는 극악무도한 일도 벌어진다. 올 들어 시리아에서만 네 차례 일어난 더블 탭은 병원을 의도적으로 공격한다는 강력한 증거다. 전문가들은 내전 참가국이나 테러단체가 자신들의 진격로에 있는 민간인을 쫓아내기 위해 병원을 계획적으로 공격한다고 지적했다.
 
오폭도 적지 않다. 지난해 10월 3일에는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쿤두즈에서 MSF가 운영하던 외상센터를 폭격해 MSF 직원 14명을 포함, 42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 미군은 책임을 회피하다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자 오폭이었다고 인정했다.
 
시리아 남부 자심과 예멘에서는 폭격 목표가 될 것을 우려한 주민들이 병원 설립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무책임한 강대국들에 대한 MSF의 분노는 유엔 주재로 23∼24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세계 인도주의 정상회의(World Humanitarian Summit)’ 불참을 선언한 데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회의에는 80개국이 대표단을 보내고 각국 정상 45명이 참석한다.
 
MSF 자문관 샌드린 틸러는 “이 회의에서도 유엔은 분쟁지 의료시설 공격 등 국제 인도법과 제네바 협약 위반 사례에 아무 책임을 묻지 않고 구속력 없는 약속만 양산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국민일보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4&oid=005&aid=0000897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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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May 11, 2016

Filled Und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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