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호세프 결국 ‘하차’ 브라질 위기는 끝이 아닌 시작

지난 4개월여 동안 브라질을 뒤흔든 탄핵 정국이 지우마 호세프(68) 전 대통령의 실각으로 막을 내렸다. 그럼에도 브라질 정계를 둘러싼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미셰우 테메르(75) 신임 대통령의 앞날은 어둡다. 낮은 신뢰도와 지지율에 발목 잡힐 가능성이 크다. 집권여당을 내준 노동자당(PT)은 이미 반격을 예고하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앞세워 차기 대선을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상원은 31일 찬성 61표(반대 20표)로 호세프 탄핵안을 가결했다.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온 테메르 부통령이 대통령에 취임했다. 2018년 말까지 호세프의 잔여 임기를 승계한다. 1940년 상파울루의 레바논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테메르는 변호사·검사로 경력을 쌓았다. 하원 원내대표와 하원의장을 지냈다. 2014년 호세프의 러닝메이트로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
 
테메르는 취임 일성에서 경제 회복과 정치 안정을 강조했다. 취임식 직후 테메르는 대국민 연설에서 “건강한 경제로 브라질을 정상궤도에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은퇴자 수입 보장을 위한 연금개혁, 고용 창출을 위한 노동개혁, 예산개혁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개혁을 통한 경제 회복으로 정치 안정을 이끈다는 포석이다.
 
테메르는 4∼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공식 행보에 나선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갖고 중국 기업의 브라질 고속철도(TAV) 건설 참여를 협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독립기념일인 7일에는 TV연설에서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낮은 지지율과 신뢰도가 테메르의 국정운영을 가로막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 여론조사기관 다타폴라에 따르면 불과 13%만 테메르의 국정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응답자의 66%는 테메르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호세프를 탄핵으로 내몬 비리 의혹에서 테메르도 자유롭지 못하다. 테메르가 권한대행이 된 지난 5월 이후 국영 석유업체 페트로브라스와 관련된 비리 의혹으로 장관 3명이 옷을 벗었다. 테메르 역시 스캔들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스 상파울루 출신의 43살 연하인 부인 마르셀라 역시 언론의 가십거리다.
 
난립한 정당도 향후 브라질 정국을 혼란스럽게 만들 전망이다. 17개 정당이 상원의원을, 25개 정당이 하원의원을 배출하는 등 모든 정당이 군소 정당이다. 특정 정당이 힘을 받기 힘든 구조다. 다수당인 테메르의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은 상원 81석 중 18석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호세프의 정치적 후견인 격인 룰라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룰라는 2018년 대선 출마 예상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23%의 지지율로 크게 앞서 나가고 있다. 테메르는 6% 이하에 그쳤다. 탄핵에 불만을 품은 호세프 지지자의 시위도 브라질 정국에 혼란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 http://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rankingType=popular_day&oid=005&aid=0000932676&date=20160902&type=1&rankingSectionId=104&rankingSeq=3]

Share Button

Written by:

Published on: August 31, 2016

Filled Under: World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