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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내 모두 사고사? 2년 만에 드러난 진실

지난 2012년 9월, 콜로라도 주에 사는 헨손 부부(Harold Henthorn and Toni Henthorn)는 결혼 12주년을 맞아 로키 산 국립공원(Colorado’s Rocky Mountain National Park)을 찾았습니다. 부부는 12년 전 한 데이트 웹 사이트에서 만나 결혼한 뒤 행복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이날도 결혼 12주년을 기념해 뭔가 뜻 깊은 추억을 남기자는 남편의 제의로 당시 의사였던 아내는 휴가를 내고 남편을 따라 로키 산맥으로 향했습니다. 9살 난 딸을 집에 놓고 가는 것이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두 사람만의 추억 쌓기를 위해서 들뜬 마음으로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로키 산을 오르던 중 부인은 15미터 아래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남편의 신고로 구급대원이 출동했지만 이미 숨을 거둔 뒤였습니다. 남편은 절규했습니다. 산 아래 펼쳐진 절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던 중 부인이 발을 헛디디면서 떨어졌다며 모든 게 자신의 잘못이라고 자책했습니다. 결혼 기념 여행을 오지 말았더라면 이런 사고도 없었을 거라며 울음을 그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두 사람의 결혼 기념일은 아내의 제삿날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남편은 흔한 말로 박복하기 그지없는 남성이었나 봅니다. 올해 58살인 이 남편은 첫 부인을 1995년에 사고로 잃었습니다. 한동안 홀로 살아오다가 마흔을 한참 넘긴 늦은 나이에 데이트 웹 사이트에서 눈에 띄는 배필을 찾아 결혼까지 하게 돼 행복한 삶을 살아왔는데, 그 두 번째 부인마저도 사고로 잃게 됐으니 말입니다. 슬픔 속에 장례식이 치러졌습니다. 그렇게 상처(喪妻)한 상처(傷處)가 아물기도 전, 숨진 아내의 가족 특히 남동생이 누나의 죽음이 석연치 않다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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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형에게 어떻게 해서 사고가 났던 것인지 계속 물어봤어요. 그런데, 이상한 점은 매번 얘기가 조금씩 다른 거예요. 제 기억으로는 4~5가지 버전으로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참으로 이상한 일이죠.” 숨진 부인의 가족들은 의혹 제기에 머물지 않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부검에도 동의했습니다. 부검의 소견서가 경찰서에 도착했는데, 그 안에는 믿기 힘든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부인은 절벽에서 떨어져 돌부리에 얼굴을 부딪쳤습니다. 그런데, 그 후에 얼굴 부위에 뭔가 둔탁한 물건으로 여러 차례 가격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니까 절벽에서 떨어지고 나서 숨이 끊어지기 전에 얼굴을 둔기로 수 차례에 걸쳐 가격당했다는 얘깁니다. 이런 정황으로 미뤄볼 때 “살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이라고 부연돼 있었습니다. 조심스럽게 수사가 이어졌고, 지난 6일, 남편 헨손은 딸을 학교에 내려주고 덴버 시에 있는 집으로 돌아오던 중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헨손 부인이 숨진 지 2년 하고도 두 달이 지난 날이었습니다. 남편 헨손이 체포되기까지 FBI와 지역 경찰, 그리고 국립공원 관리공단이 2년여에 걸쳐 치밀하게 수사하고 충분한 증거를 확보해 법원으로부터 체포 영장을 받아낸 겁니다.
 
경찰은 헨손이 왜 부인을 살해했는지에 대해서는 공식 브리핑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헨손의 변호인 역시 기자들의 질문에 “이 사건은 매우 복잡하고 미묘합니다. 재판을 통해 정의가 가려질 겁니다.”라고만 말하고는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언론에 흘러나온 법정 기록에 따르면 부인 헨손 명의의 생명 보험이 세 개 들어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보험금 총액이 4백 5십만 달러, 우리 돈 50억 원에 달했습니다. 게다가, 부인이 숨진 지 이틀 뒤에 남편 헨손이 보험금을 신청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보험금 지급은 유보된 상태였습니다. 부인 헨손의 가족들이 지속적인 의혹을 제기한데다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보험사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끔찍하고도 추악한 얘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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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은 헨손의 첫 번째 부인의 사고 사에 대해서도 재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사고는 1995년 롤로라도 주의 세달리아 외곽 도로에서 일어났습니다. 당시 핸손 부부는 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던 중이었습니다. 남편 헨손이 ‘타이어가 좀 이상하다’면서 타이어를 체크해 봐야겠다며 차를 갓길에 세웠습니다. 남편 헨손은 타이어를 갈아 끼워야겠다며 잭 (jack :타이어를 갈 때 차를 들어올리는 기구)을 차 바닥 아래에 끼우고 들어올렸습니다. 그런데 차 바퀴에서 너트를 빼내던 중 하나가 차 아래로 굴러 들어갔고, 부인이 그것을 찾으려고 차 아래에 기어 들어가는 순간 ‘잭’이 풀리면서 그만 주저 앉은 차에 눌려 숨지고 말았던 겁니다. 남편의 신고로 당시 부인은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지만 숨지고 말았습니다. 여기까지가 남편 헨손이 사고 당시 첫 부인이 어떻게 사고를 당했는지 경찰에 진술한 요지입니다.
 
경찰이 1995년에 숨진 첫 부인의 여동생과 접촉했습니다. 첫 부인은 헨손을 만나기 전에 미시시피 주에 살았다고 합니다. 헨손은 콜로라도 주에 살았고요. 두 사람은 인터넷을 통해 만났다고 합니다. (두 번째 부인도 인터넷을 통해 알게 돼 결혼했습니다) 헨손은 자신을 회사를 소유한 사업가라고 소개했었고 첫 부인은 당시 사업 중이던 사무실과 집 등 재산을 정리하고 콜로라도 주로 이주해 헨손과 결혼해 살게 됐다는 겁니다. 그런데 사업가라는 헨손은 도무지 무슨 일을 하는지 아무도 몰랐고 집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고 합니다. 반면, 숨진 두 아내 모두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능력과 재력을 겸비한 여성이었습니다.
 
아직 첫 번째 부인의 사망과 관련한 조사는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이미 헨손은 두 번째 부인의 사망과 관련해 1급 살인 협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지난 주 열린 1차 재판에서 보석금 신청이 기각됐습니다. 이는 헨손의 혐의가 상당 부분 인정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만일 헨손이 부인을 살해한 혐의가 인정되면 종신형에 처해지게 됩니다. 첫 번째 부인의 사망과 관련해 추가로 혐의가 인정되면 형량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참으로 분노가 치밀고 또 씁쓸한 사건이 아닐 수 없지만 아무리 완전 범죄를 노린다 해도 언젠가 또 어떤 경로를 통해서건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기사 출처 : SBS,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4&oid=096&aid=000034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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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November 1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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