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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전 살해한 동생 신분으로 산 재미 한인

미국에서 한인 남성이 21년전 자신이 죽인 남동생의 신분으로 살다 잡혀 중죄(felony) 혐의로 기소됐다고 미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이 남성은 신분 확인이 필요한 총기를 구입했다가 결정적 단서가 돼 ‘가짜인생’이 들통났다.
 
연방검찰의 기소장에 따르면 한국명 고준규(Koh, Junne Kyoo, 54)는 지난 1984년 워싱턴주 시애틀 교외 벨뷰에서 당시 16세였던 남동생 고상규(Koh, Sang Kyoo)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고 8년형을 마친 후 1992년 한국으로 추방됐다.
 
하지만 일년 후인 1993년 고는 죽은 동생의 신분증을 도용해 캐나다를 거쳐 워싱턴주 린든을 통해 미국으로 다시 들어왔다.
 
고는 재입국 후 미국 여기 저기를 다니며 동생을 비롯해 다수의 신분으로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지난 2014년 2월 20일 자신의 가족들이 살고 있는 벨뷰로 돌아왔다. 하지만 집에는 고대했던 부모가 없었다.
 
고는 부모가 납치됐다고 생각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것이 결국 화근이 됐다.
 
그는 경찰에게 동생 자동차가 사라졌고 부모의 온라인 은행계좌에 접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가족의 집과 생활보조금인 ‘사회보장소득’을 훔쳐가려는 것 같다고 신고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고의 부모 집에서 권총 2자루를 발견했다. 경찰은 사건 연루성을 조사하기 위해 고의 양해하에 총기를 넘겨 받았다.
 
이후 고의 행동이 이상했다.
 
고는 부모가 자신에게 말을 하지 않고 캘리포니아로 갔던 것이라며 가족의 신변을 확인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벨뷰 경찰에 보냈다. 부모를 찾았으니 수사가 필요없다는 내용이었지만 이메일에서 고는 자신이 노스 다코다의 유전에서 일한다며 “총기를 소지할 수 없기 때문에 총을 돌려 주지 않아도 된다. 나는 미국에서 거주가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에 샘을 포함한 다수의 신분을 이용한다”는 등 횡설수설했다.
 
의심한 경찰은 수배령을 내렸고 고는 결국 지난해 8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체포됐다.
 
당시 그는 외국인 거주자 카드 1개와 워싱턴주 신분증 2 개, 사회보장카드 1개, 그리고 영문으로 ‘Sang Koh(고상)’라고 적힌 대한민국 여권 1개 등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다수의 가명으로 된 신분증 서류들과 지문을 비교 검색해 그의 진짜 신분이 추방된 형(고준규)임을 확인했다. 또 고를 둘러싼 살해 사건에 대해 알게 되고 그가 자신이 죽인 동생의 신분증을 도용했다고 잠정 결론냈다고 기소장은 적시했다.
 
시애틀 연방법원은 24일 처음 열린 심리에서 고의 구류를 명령해 고는 현재 시애플 연방구치소에 수감된 상황이다. 고에 대한 재판의 사전 심리는 4월 7일로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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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March 25, 2015

Filled Under: Old Headlin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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