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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암 극복한 92세 할머니, 여자 마라톤 최고령 신기록 세워

두 차례 찾아온 암을 이겨낸 92세 할머니가 최고령 여성마라톤 신기록을 수립했다. 남편과 사별하는 아픔을 겪고 다리 한쪽이 포도상구균 감염으로 온전치 못했지만 굴복하지 않고 42.195㎞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했다.
 
주인공은 미국 출신 해리엇 톰슨(Harriette Thompson)이다. 톰슨은 3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로큰롤 마라톤에서 7시간24분36초 만에 결승선을 주파했다고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는 92세 65일의 나이로 완주에 성공해 이 부문 최고령자로 기록됐다. 종전 기록은 92세 19일의 나이로 2010년 호놀룰루 마라톤을 완주한 글래디스 버릴이 보유하고 있었다. 톰슨은 작년에 7시간7분42초로 풀코스를 완주해 90대 이상 여자부 세계기록을 1시간30분 정도 앞당기기도 했다.
 
이날 결승선 근처에는 톰슨의 사연을 전해들은 참가자와 시민 등이 몰려들어 최고령 기록의 수립을 축하했다.
 
마라톤 주최 측 대변인 댄 크루즈는 “그는 마지막 피니시 라인에 들어올 때도 (지친 기색이 없이) 강해 보였다”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거주하는 톰슨은 무려 17차례나 로큰롤 마라톤을 완주했다. 그는 두 번이나 암을 극복했다.
 
톰슨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도전이 어느 때보다 힘겨웠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1월 남편과 사별하는 아픔을 겪었고 다리 한쪽이 포도상구균 감염으로 온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톰슨은 “위독한 남편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다리 치료를 받으면서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완주를 했다는 사실이 다만 기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감동받았다고 얘기하는데 그런 얘기를 듣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사실 그는 음악가에게 꿈의 무대로 불리는 뉴욕 카네기홀에서 세 차례나 공연한 클래식 피아니스트로서 육상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마라톤을 시작한 것도 70세가 넘어서였다. 같은 교회에 다니는 지인이 백혈병, 림프종 환자를 위한 모금을 도와달라며 마라톤 동참을 권유한 것이 계기였다.
 
톰슨은 “그때 가족 여러 명을 암으로 잃었기 때문에 막연히 뛰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며 “그냥 걸을까 했는데 옆에서 다들 뛰니까 나도 엉겁결에 뛰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내년에도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할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했으나 상황은 작년에도 지금과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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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June 1, 2015

Filled Und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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