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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서 규모 5.8 관측사상 최강 지진 “전국이 흔들렸다”

12일 오후 7시 44분과 오후 8시 32분에 경북 경주에서 각각 규모 5.1, 5.8의 강력한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규모 5.8의 지진은 지난 1978년 지진 관측이 시작된 이후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중 역대 가장 강력한 규모다.
 
두 차례의 큰 지진과 밤12시 현재 91차례 이어진 여진으로 사실상 전국 대부분의 곳에서 강한 진동이 감지됐고, 심지어는 바다 건너 중국 상하이에서도 감지됐다는 보고가 있었다.
 
진앙이 위치한 경주에서는 부상자 2명이 발생했고 일부 주택 건물 벽에 금이 가는 등 피해 신고가 계속 들어오고 있지만 정확한 피해규모는 13일 낮이 돼야 집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국은 월성원자력발전소 1∼4호기를 지진 대응 매뉴얼에 따라 수동 정지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44분 32초 경북 경주시 남서쪽 9㎞ 지역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50여분 뒤인 오후 8시 32분 54초에 경주시 남남서쪽 8㎞ 지역에서 1차 지진보다 더 강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첫 진앙과 두 번째 진앙의 거리는 직선으로 불과 1.4㎞로 파악됐다.
 
기상청은 두 번째 일어난 규모 5.8의 지진을 ‘본진’으로, 첫번째 발생한 규모 5.1지진은 본진이 발생하기 전에 나타났다는 의미에서 ‘전진’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강력한 지진을 전후로 밤12시 현재 91차례나 여진이 발생했다. 사람이 느낀 진도는 경주·대구가 진도 6, 부산·창원은 진도 5였다.
 
유용규 기상청 지진화산감시과장은 “이번 지진은 파형이 매우 커서 전국에서 거의 모든 사람이 지진동을 느꼈고 서울에서도 많은 사람이 감지했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이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땅에 응력이라는 큰 힘이 축적됐다가 팽창하면서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시민들이 강력한 진동을 느낀 뒤 불안감을 호소하는 가운데 119에 신고전화가 빗발쳤다. 일부 시민들은 머물던 아파트나 고층건물에서 긴급히 대피하기도 했다.
 
첫 지진이 난 뒤 경남 창원시 명서동에 거주하는 심학천(61)씨는 “오후 7시 45분쯤 쇠가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5∼6초간 강한 진동을 느꼈다”며 “국가산업단지가 인근에 있는데 처음에는 무슨 전쟁이 일어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주요 정부부처들이 밀집한 세종시에서도 강한 흔들림이 감지됐다.
 
세종시 교육부 청사에서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갑자기 물결이 치듯이 건물이 흔들렸다. 지금까지 겪어본 지진 가운데 강도와 지속시간 모두 가장 강했다”며 “이후 인터넷 연결속도가 느려졌는데 지진 여파로 보인다”고 말했다.
 
1차 지진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50여 분 뒤 더욱 강력한 5.8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자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가중됐다.
 
대구시 수성구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김기성씨는 “두 번째 진동 시에 마트 진열대에 있던 술병들이 부딪히며 요란한 소리를 내고 물건들이 일부 떨어졌다. 매우 강한 진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진앙과 가까운 경북과 대구 지역은 물론 전남, 강원, 서울 등 진앙에서 비교적 먼 곳에서도 강력한 진동을 느꼈다는 신고가 이어졌다.
 
이번 지진은 진앙에서 300㎞ 넘게 떨어진 서울 잠실 국내 최고(最高) 건물 롯데월드타워(123층·555m)에까지 전해졌다.
 
롯데월드타워 시행사 롯데물산에 따르면 롯데월드타워 ‘헬스 모니터링 시스템’에는 경주 지진 발생 시각에 ‘규모 1’ 수준의 진동이 10~15초 정도 감지됐다.
 
부산 남구 문현동에 있는 63층짜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건물에서는 필수인력을 제외한 전원 대피령이 내려졌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은 파형이 매우 커서 전국에서 거의 모든 사람이 지진동을 느꼈고 서울에서도 많은 사람이 감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5.8 규모의 강진 이후 자정 현재 규모 2.0∼3.0의 여진이 91차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안전처의 오후 9시 30분 현재 집계 결과 전국에서 지진감지 등을 느꼈다는 119 신고는 3만7천267건에 달했다.
 
인적 피해 상황으로는 경주에서 부상자 2명이 접수됐다. 경주 건천읍 한 아파트 방안에서 TV가 떨어져 할머니 1명이 가슴을 다쳤고, 경주 외동읍 한 주택에서는 신발장이 넘어져 할머니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전국에서 일부 가벼운 건물 균열과, 수도배관 파열, 기숙사 천장 일부 붕괴 등이 신고됐으나 지진이 야간에 발생해 정확한 피해규모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창원시 진해구에서는 한 건물이 약간 기울어졌다는 신고도 들어와 소방당국이 건물 내 인원을 대피시키는 등 긴급 안전조치를 취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유무선 통신과 교통에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일부 시민은 휴대전화 데이터 서비스 등 무선통신과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불통을 호소했다.
 
지진으로 KTX 열차 등 열차 38대가 정차 지령을 받고 멈춰선 뒤 서행하면서 경부선 대전 이남 구간에서 상·하행 열차 운행이 1시간 이상 지연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진 대응 매뉴얼에 따라 월성원전 1∼4호기를 수동 정지했다. 그러나 신월성 1∼2호기는 월성 1∼4호기와 부지 특성이 달라 수동 정지하지 않고 가동 중이다. 한수원은 수동 정지는 지진 규모와 관련한 매뉴얼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서발전 소속 울산 LNG복합화력 4호기의 가동이 지진으로 멈춰 당국이 원인 파악에 나섰다.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의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지진으로 일부 생산라인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번 지진으로 천년고도 경주 일대의 문화재 안전에 비상이 걸렸지만, 육안상으로 뚜렷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문화재 당국은 파악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인왕동에 있는 국보 제31호 첨성대 등에 지진 피해가 가장 우려됐지만, 다행히 특이 사항은 없다.
 
김병성 경주시 문화재보수팀장은 “문화재 담당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지진으로 인한 직접적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날이 밝으면 국보 등 주요 문화재를 정밀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불안 해소와 원전안전 확인 등 지진피해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민안전처 등 관련 부처와 수석실을 통해 긴급 보고를 받은 뒤 “국민불안 해소와 피해규모 파악 등 대책에 만전을 기하라”며 “원자력발전소 등 주요 시설의 안전 확인에 만반의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는 지진 소식이 전해진 이후 관련 수석실별로 상황을 보고받으며 유관 부처들과 비상연락을 취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국민안전처는 경주 지진피해 상황 파악과 필요시 긴급조치 등을 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했다.
 
안전처는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대처상황을 보고하고 추가적인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또한 모든 지방자치단체에도 비상대응을 위해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즉시 가동하도록 긴급 지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즉시 지진상황대책본부를 꾸리고 상황 대응에 나섰다. 상황대책본부는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등 산하 공기업에 에너지 시설의 상태를 철저하게 파악하고 직원들은 비상 대기하라고 지시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안전처 인터넷 홈페이지는 오후 7시 44분 전진이 발생한 직후 접속이 폭주한 탓에 다운돼 3시간이 지난 시점에도 복구되지 않았다.
 
안전처는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하자 매뉴얼대로 진앙에서 반경 120㎞ 지역에 해당하는 부산, 대구, 울산, 충북, 전북, 경북, 경남 등의 지자체 주민들에게 긴급재난문자를 보냈다.
 
그러나 지진 발생 9분 뒤인 오후 7시 53분에 발송돼 뒷북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 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2&cid=1049769&iid=4967073&oid=001&aid=0008683604&ptype=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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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September 12, 2016

Filled Under: Headlin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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