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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에 갇힌 美동부, “눈 더 오는데 제설제는 떨어지고…”

마천루 뉴욕, 고층서 떨어지는 눈덩이 얼음조각 ‘위험천만’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올 겨울 내내 폭설로 몸살을 앓은 미국 동부 지역에 또다시 큰 눈이 몰아치면서 북동부 전역이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제설제가 바닥이 나 제설 작업이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서 더 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코네티컷주는 13일(현지시간) 제설제를 확보하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대널 말로이 코네티컷 주지사는 “현재 남아있는 제설제의 양과 일반적으로 폭설이 발생할 때 사용되는 제설제의 평균량을 검토중”이라며 “부족한 제설제는 14일이나 15일께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미 빠른 속도로 눈이 쌓여 제설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코네티컷주에는 앞으로도 최대 30cm에 이르는 눈이 더 쌓일 것으로 예보되면서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거대 눈폭풍과 한파는 앞서 남부지역을 휩쓸고 동부 지역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폭설을 지구 종말 위기를 의미하는 ‘아마겟돈'(Armageddon)에 빗대 ‘스노마겟돈'(Snowmageddon)이라고 부르고 있다.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 남부에서 북동부 지역에 이르기까지 약 120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

폭설로 지금까지 최소 21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에서는 한 임산부가 슈퍼마켓 주차장에서 제설기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여성은 즉각 병원으로 옮겨져 제왕절개로 아기를 낳았으나 결국 숨졌다. 태어난 아기는 위독하지만 안정세를 되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정보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전날(12일) 3700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된데 이어 13일에도 6500편이 추가로 취소됐다.

이 가운데 뉴욕시는 폭설에도 불구하고 각급 학교에 휴교령을 발령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마이클 멀그루 통합교원연맹(UFT) 회장은 “이런 날씨에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들에게 학교로 나오라고 하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빌 드 블라시오 시장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새어나왔다. NBC방송의 앨 로커는 트위터에 “아이들이 다쳐야만 휴교령을 내릴 것이냐”며 공개적으로 드 블라시오 시장을 비난했다.

쏟아지는 눈과 강풍에 두꺼운 외투와 우산으로 무장한 시민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얼어붙은 뉴욕 그랜드센트럴역 플랫폼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시민 로버트 존슨은 “카리브해 푸에르토리코에서 푸른 바다와 피냐콜라다를 마시는 상상을 하고 있다”며 한파가 끝나기만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성황을 이루어야 할 꽃가게들도 폭설 때문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뉴욕시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오스카 아코스타는 꽃 주문은 여전히 들어오고 있지만 배달 지연 문제 때문에 “예년만큼 소득을 올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버지니아주의 한 꽃가게 주인도 13~14일 이틀 동안 1000여 건의 꽃주문이 밀려있지만 상황은 최악이라고 밝혔다.

뉴욕 센트럴파크에는 눈이 24cm까지 쌓였고 워싱턴D.C.와 볼티모어, 필라델피아 등도 18~25c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주 일부 지역에는 최대 60cm까지 눈이 쌓인 곳도 있었다.

뉴저지주 저지시티에서는 통신사 버라이즌 건물 지붕이 무너졌지만 다행히 사상자는 없었다.

고층건물이 밀집된 뉴욕에서는 건물이나 나무에 쌓인 눈이 얼음으로 변해 밑으로 떨어지면서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월드트레이드센터는 계속해서 떨어지는 얼음 조각에 행인 보호를 위해 덮개를 씌운 임시 통로를 설치하기에 이르렀다.

뉴욕 지역은 올 겨울 들어 벌써 5번째 폭설을 맞았다. 기상전문가들에 따르면 조지아주 애틀란타를 강타한 눈폭풍도 1973년 이래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연방정부가 휴무에 들어간 워싱턴D.C.는 대다수 버스 노선이 운행을 중단하고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도 줄어들면서 마치 유령도시가 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주정부도 이날 하루 업무를 중단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눈은 13일 밤새 계속되다 14일 오전부터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기사 출처 : 뉴스1, 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4&oid=421&aid=0000687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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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February 14, 2014

Filled Und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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