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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경제 구원투수는 39세 ‘젊은 피’ 렌치

새 총리로 선출 확실시
 
39세의 젊은 정치가 마테오 렌치(사진) 중도좌파 민주당(PD) 당서기 겸 피렌체 시장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의 새 총리로 선출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외신들은 집권 PD 당중앙 지도위원들이 13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열어 찬성 136표, 반대 16표(기권 2표)로 엔리코 레타 현 총리에 대한 지지를 거두는 동시에 렌치 시장에 적극 힘을 실어주기로 의결했다고 보도했다.
 
레타 총리는 이날 밤 기자회견을 통해 결과에 대한 승복을 선언한 데 이어 14일 조르조 나폴리타노 대통령을 찾아 정식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제 여론의 눈은 젊은 야심가이자 차기 총리가 확실시되는 렌치 시장에 쏠려 있다. 그는 13일 당 긴급회의에서 “이탈리아는 더 이상 불투명하고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늪에 빠져 허우적대서는 안 된다”며 정치·경제 개혁을 천명했다. 렌치가 총리직에 취임하면 2011년 이래 선거를 거치지 않은 세 번째 총리이자 1922년 베니토 무솔리니(당시 39세) 이후 최연소가 된다. 지난해 12월 70%에 가까운 압도적 지지로 당서기직을 꿰찬 렌치 시장은 공공연하게 총리직을 요구하며 같은 당인 레타 정권의 무기력함을 질타해왔다.
 
국내외 여론은 그의 혁신가적 언행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중앙 정계에서 검증 받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피렌체 출신인 그의 경력은 피렌체 법대 졸업 후 2004~2009년까지 피렌체현(시보다 크고 주보다 작은 이탈리아 행정구역 단위) 지사 재임과 2009년부터 현재까지 피렌체 시장을 맡고 있는 게 전부다. 이에 대해 가디언은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를 롤모델로 삼고 있는 렌치는 ‘일 로타마토레(싸움꾼)’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경쟁자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하는 스타일”이라며 “이런 성격과 밀실담합을 일삼는 이탈리아 정계와 거리를 둬온 점이 그의 지지의 원천”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주 초 의회 신임투표를 통과하면 그는 총리로 취임하게 된다. 그러나 그의 앞길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PD와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주요 정당인 신중도우파당(NCD)의 안젤리노 알파노 당수 겸 부총리는 “렌치 시장이 지나친 좌파 정책을 펴면 연정에 불참하겠다”고 못 박았다. 이미 연정에서 탈퇴한 포르차 이탈리아당(옛 자유국민당·PDL)과 유력 야당인 오성운동 등은 PD의 내분을 성토하며 렌치에 대한 협력 여부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특히 렌치 시장은 “(현 하원·상원 임기가 끝나는) 2018년까지 유지되는 정부 구성이 목표”라고 말해 선거법 개정 뒤 조기총선을 요구하는 여타 정당과 갈등을 빚는 형국이다.
 
렌치가 총리가 되더라도 비선출 총리의 연이은 등장에 피로감을 느끼는 국민정서와 10개월째 풀릴 기미가 없는 정국혼란은 그의 개혁실천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럽 내 싱크탱크인 오픈유럽의 빈센조 스카페타 연구원은 “렌치는 레타 총리가 취임시 맞이했던 정치경제적 환경을 고스란히 물려받을 것”이라며 “그가 진정한 개혁을 이룰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렌치가 흔들리는 이탈리아 정국을 바로 세우고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혹독한 침체에 시달리는 이탈리아 경제의 개혁을 이끌 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라는 의미다.
 
<기사원문 : 서울경제, 이종혁기자 2juzs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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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February 14, 2014

Filled Und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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