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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우리는 개보다 행복할까?

얼마 전부터 강아지 한 마리 키우고 있습니다.
강아지는 먹여주고 재워주고 귀여워해주니까 행복한 모양입니다.
그런데 아직 어려서 그런지 여기저기 실수해 놓는 것 치우느라 주인인 저는 투덜거릴 일만하나 더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놈이 저만 보면 그렇게 좋아합니다.
집안에 다른 식구들도 여럿 있는데 유독 저를 더 따릅니다.
제가 집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귀찮도록 제 옆에 따라다닙니다.
제가 양반다리하고 바닥에 앉으면 제 무릎팍에 어느새 뛰어 올라 안겨있습니다.
간혹 혼 낼 때는 눈치를 살살 살피다 금세 제 목소리 톤이 조금 누구려졌다 싶으면 꼬리를 치고 흔들며 옆에 와서 비벼 됩니다.
 
뭐가 그렇게 좋을까?
먹고 마시고 싸고 자고 주인 따라다니며 행복해하고….참 개 팔자 상팔자다 싶습니다.
 
아직 읽어 보지 못했고 또 뭐 딱히 정독해야할 필요까지도 없어 보이는 매트 와인스타인과 루크 바버라가 쓴 [우리는 개보다 행복할까?] 라는 제목의 책이 있습니다. 일단 책 제목이 상당히 철학적이며 해학적입니다. 정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 책의 목차만 읽어도 충분히 저자가 말하려는 바를 알겠기에 그렇습니다. 이 책에는 개들의 소박하고 행복한 삶의 모습 67가지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가령 이런 것들입니다. “개들은 작은 일에도 기뻐한다. 개들은 쉽게 용서한다. 개들은 어느 순간에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개들은 으르렁거리는 것으로 족할 때는 굳이 물지 않는다. 개들은 비판을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개들은 자신을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개들은 가려운 곳을 긁을 줄 안다. 개들은 사랑하는 이에게 깨지지 않는 믿음을 갖는다. 개들은 남을 기쁘게 해주려 애쓴다.”
 
책의 저자들이 약간 과장한 것 같기는 하지만 개를 기르면서 동감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여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저희 집 강아지는 주인 따라다니며 행복해한다는 겁니다.
 
우리는 개보다 행복할까?
나는 과연 나의 주인님을 따라다니며 그만큼이나 행복해하고 있는가?
 
과연 나는 개보다 나은 사람인가?
참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밀알교회 노승환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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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March 2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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