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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착륙할까?” 초파리도 고민한다

인간과 같은 인지과정 보여주는 연구
 
22일(현지시간) 초파리(fruit fly)들도 인간처럼 어려운 결정을 할 때 심사숙고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린 이번 연구는 옥스퍼드대학의 게로 미센뵈크 박사팀이 수행한 것으로, 하찮은 곤충으로 여겨지는 초파리들도 인간이나 유인원과 같은 고등동물들의 사고 체계를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소개했다.
 
연구진은 파리들이 과연 ‘결정을 위한 고민’ 과정을 거치는지 보기 위해 우선 특정 냄새를 피하도록 사전에 파리들을 훈련시켰다.
그러고는 두 갈래로 된 방의 양쪽 끝을 이 냄새로 채우고 파리들을 방 안에 풀어놓았다.
 
한번은 방 양쪽 끝의 냄새 농도를 전혀 다르게, 또 한번은 냄새 농도를 비슷하게 맞춘 뒤 파리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지켜봤다.
 
그 결과 파리들은 방 양쪽 끝의 냄새 농도가 다를 땐 농도가 약한 쪽으로 재빨리 날아갔지만, 양쪽의 농도가 비슷해 분간하기 어려울 땐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어느 쪽으로 날아가야 할지 결정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고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미센뵈크 박사는 “보통 사람들이 어려운 결정을 할 땐 뇌가 의사결정에 필요한 충분한 정보를 모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초파리와 같은 하등동물에서도 이와 비슷한 과정이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특정 유전자 FoxP가 초파리의 뇌 속 의사결정 과정에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FoxP는 인간의 인지 발달, 언어와도 관련이 있다.
 
돌연변이 FoxP를 가진 파리는 냄새 구별이 어려울 때 보통 파리들보다 의사 결정하는 데 더 오래 걸렸다.
 
미센뵈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아주 단순한 뇌 안에서도 인지과정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다. 사람들은 곤충이 주변 환경에 반사적으로 반응하는 작은 로봇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제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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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May 23, 2014

Filled Under: News, Old Headlin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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