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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캐 외교의 주역 조희용 대사 “RMC, 한인 2세를 위한 대안”

지난달 29일 민주평통 토론토 협의회 최진학회장을 비롯한 평통 자문위원들과 본보 기자는 오타와에 있는 주캐나다 대한민국 대사관을 방문해 조희용 대사를 만났다.
 
지난해 한캐 정상이 상호국가를 국빈 방문하고 아시아 국가로는 유일하게 대한민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등 한국과 캐나다 간에 놀라운 외교적 발전이 있었다. 그 주역인 조희용 대사를 만나 한인 교민사회에 대한 이해와 한캐 외교 현황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대사로서 캐나다 구석구석 다니며 교민 만나려 노력
 
조대사는 자신을 특별한 시간에 캐나다에 와있는 행운아라고 칭했다. “저는 행운의 특권을 누리는 시간에 왔습니다. 2013년에는 수교 50주년, 정전 50주년을 비롯해 2014년는 FTA 체결과 대통령도 오시고 정상이 오가며 교류하는 해였습니다.”
 
그는 먼저 대사로서 한인 커뮤니티에 찾아가고 만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 많은 곳을 다녔습니다. 캐나다 각 곳을 다녔는데 핼리팩스, 뉴퍼들랜드, 멍턴 등, 리자나에서는 ‘여기는 대사가 온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60년대 이민오신 교수님이 한인회장을 하고 있었는데 그 동안 너무 소홀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인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더 돌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하며 더 많은 곳을 찾아가 교민들을 만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한 “온타리오와 밴쿠버만 해도 바쁘게 돌아가지만, 동부만 해도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라며 캐나다의 곳곳에 한국을 알리기 위해 더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다.
 
더불어 작은 도시에서도 한인으로서 나라를 대표하고 있는 교민들의 노고를 잊지 않았다. “교민이 한 200명 되는 지역에서도 때가 되면 한국전 참전 베테랑도 초대해 음식을 대접하시고 열심히 노력하시고 계십니다. 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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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 밀리터리 컬리지, 이민자들이 주류사회 진출하는 최대 등용문
 
조대사는 캐나다 사관학교(Royal Military College of Canada)를 한인 이민 자녀들에게 있어서 최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등용문으로 추천했다.
 
“로얄 밀리터리 컬리지에 강연을 다녀왔습니다. 한인 동포 자녀들이 여러명 있습니다. RMC 야 말로 동포사회에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지도자 양성 코스이기 때문에 우리 한인 2세들이 주류사회로 진출하는데는 그것만큼 확실한 방법이 없습니다. 에린 오툴(Erin O’Toole) 장관을 비롯해 장차관들이 나오고 있고 외교관들도 그곳 출신이 많습니다.”
 
“아침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강의하고 토론하고 했습니다.” 조대사는 학생들과 토론을 통해 받은 느낌을 이야기했다. “어느 대학보다도 제일 확실한 것 같습니다. RMC 야 말로 제대로 코스를 밟으면 우리 2세 중에 장관도 나오고 차관도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RMC Freedon of the City  Parade
 
대한민국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민주평통 최진학 회장도 사관학교야 말로 투철한 국가관과 책임감으로 무장되어 있어서 국가와 사회에서도 환영받을 것이라며 우리 2세들의 주류사회 진출에 주요한 대안이 될 수 있음에 공감했다.
 
조대사는 사관학교에 대해 한국인이 갖는 강점에 대해서 설명했다. “인종문제 때문인지 정확한 숫자는 알려주지 않았지만, 현재 한국학생이 한 20~30명 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곳에서 쭉 이야기를 듣다보니까 여기야 말로 한국계 부모님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학년 한인 여학생 한명을 만났는데 얼굴이 활기차고 아주 미래가 보였습니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얼마나 강합니까?”
 
“왠만한 대학을 다 가봤지만 새로운 영감을 주었습니다. 여기가 이민 국가이기 때문에 제일 확실한 길인 것 같습니다.”
 
“캐나다인들은 군사훈련에 대해 거부감을 갖지만 우리 부모들은 그런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고, 들어가면 영어, 불어를 완벽하게 하도록 가르치고 지도자로 양성할 뿐만 아니라 학비도 대주고 용돈까지 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라고 말하며 교민들의 자녀에게 RMC 진학을 강력히 추천했다.
 
CHO VISIT RMC
(RMC 생도들을 사열하는 조희용 대사)
 
참전 용사 위더스 장군을 통해 받은 감동, 고마움
 
조대사가 사관학교에 대해 좋은 마음을 갖기 시작한 데에는 한국전 참전 용사와의 인연이 있었다.
 
“작년 연말에 돌아가신 램지 위더스 장군은 한국전 참전 용사였습니다. 52년도에 캐나다 사관학교를 졸업한 그분과 그해 졸업생들이 모두 한국전에 참전했습니다. 그런데 위더스 장군의 제일 친한 친구가 참전 후 일주일만에 전사했습니다. 그는 지금 부산 유엔 묘지에 묻혀있습니다. 제가 강연을 하는 자리에서 그분이 그런 사연을 얘기했습니다.”
 
위더스 장군은 캐나다 군 참모총장이 될 때까지 시간이 날 때마다 부산 유엔묘지를 찾았다고 한다. “지금은 두 손녀가 한국에서 영어선생을 하고 있는데, 손녀들이 부산에 가서 참묘한다고 알려줬습니다. 손녀들이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전에 참전한 할아버지에 대해서 너무 프라우드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우리 부부는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그때의 감동을 회상하며 조대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Ramsey Muir Withers
(한국전 참전 용사인 램지 위더스 전 캐나다 참모총장)
 
토론토는 대한민국을 알리는 중요한 거점
 
“토론토는 한민족이 10만명이 있는 지역입니다. 그런 곳이 전세계에 또 얼마나 있겠습니까? 캐나다를 보는 시각을 동포사회가 확산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학계, 교육계, 의료계 등 각 분야에서 2세, 3세들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자연스럽게 한국계임이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민주평통을 포함해 본국과 보이지 않는 굉장한 네트웍을 가지고 있는 조직들이 토론토에 많습니다. 그런 조직을 통해 캐나다 사회에 한국을 알릴 수 있는 많은 기회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캐나다는 누구의 땅도 아닙니다. 이민자들에게 열려있는 마지막 남은 신천지 아닐까요? 이민 온지 100년된 사람과 300년된 사람과 앞으로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 우리는 캐나다에서 뿌리내리고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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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문제는 공관의 최대 중점사안
알게 모르게 옆에서 돕는 것이 공관의 역할

 
교민사회에서 캐나다 정치권에 요청하며 노력하고 있는 ‘북한인권법’ 제정에 대해 물어보았다.
 
‘북한인권법’ 제정을 위해 선두에서 뛰고 있는 최진학 회장은 “이제는 한국의 행정부와 정치권에서도 북한인권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서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라며 북한인권을 대하는 교민사회와 한국 정부의 입장이 하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대사도 북한 문제는 공관의 가장 중요한 중점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공관은 나름대로 이 나라 정부하고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다 공유할 수 없지만 한캐 관계에 있어서 북한 문제는 주요 논의 사항입니다. 혹시 저희가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도 오해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캐나다 정책결정자와 만날 때 북한문제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북한 문제는 그만큼 주요 아젠다입니다. 캐나다의 굳건한 지지와 협력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받을 수 있는지가 주요하게 노력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한두 건의 이슈가 아닌 전체를 보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민적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져야 합니다.” 라며 전체적인 전략 속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 건을 보면서 알게 모르게 자연스럽게 여러분의 일을 옆에서 도와드리는 것이 저희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최회장은 “평통도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인권법을 제정하면 실제적으로, 상징적으로 파급효과는 클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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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사는 캐나다 시민으로서 교민들의 역할에 감사해 했다. “캐나다 시민으로서 정치인들에게 그런 얘기를 많이 해주세요. 대사관에서 얘기하는 것과 캐나다 시민으로 얘기하는 것이 다릅니다.”
 
“캐나다는 북한에 대해서는 미국 이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제일 북한을 힘들게 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유엔의 제재를 가장 잘 지키고 있는 나라가 캐나다입니다.”
 
“사실 우리는 캐나다를 제일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가장 먼저 비난한 나라가 항상 캐나다였습니다.”
 
“여러분은 각 당의 정치인들을 자유스럽게 만날 수 있으니 만나서 그런 이야기를 나누시는게 좋습니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신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공관을 접촉하면 됩니다. 저희는 여러분이 하시는 일을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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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커뮤니티에 대한 브랜드는 교민 여러분이 만들어가는 것”
RCMP 총장 “한인의 DNA를 캐나다에 심고 싶다”

 
조대사는 한인 사회가 캐나다 사회에서 크게 인정받고 있고, 이를 더욱 발전시켜 ‘브랜드화’ 해달라고 부탁했다.
 
“코리안 커뮤니티에 대한 브랜드는 여러분이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코리안 지도자들이 말하는 것은 믿을 수 있다’ 라는 이미지는 여러분이 만들어 주시는 것입니다.”
 
“RCMP 총장이 저에게 ‘어떻게 하면 한국인의 DNA 를 캐나다 전체에 심을 수 있겠느냐’ 라고 질문했습니다. 그만큼 여러분들이 쌓아놓은 레퓨테이션이 좋은 것입니다.”
 
“캐나다 사회에 우리 동포사회가 미치는 영향이 한국에 대한 이미지로 나타나게 됩니다. 우리가 정말 신용있는 나라가 되고 신용있는 동포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면에서 같이 고민해 주시는게 필요합니다. 그걸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저희는 2, 3년 있다가 떠나지만, 항상 대의가 뭔지를 생각하고 그렇게 훈련을 받습니다. 양국관계의 궁극적인 발전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항상 고민합니다. 그래서 한국의 이미지를 쌓아가는 것에 우리 한인사회의 지도자들과 함께 고민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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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최진학 회장은 자신이 직접 그린 조희용 대사의 초상화를 전달했다)
 
그는 한국의 이미지를 망쳤던 필리핀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필리핀 총영사관에서 일할 때 필리핀 정부에서 바로바로 도와줬습니다. 그런데 마약하고 성범죄 저지른 사람을 빼줄 때 딜레마가 있어요. 벌을 받아야하는 사람들인데 그들을 총영사가 풀어주면 이미지도 나빠지고 그런 사람들이 다시 와서 또 그런 짓을 하거든요. 그게 한국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게 되는 것입니다.” 라고 설명하며 당시 상황을 안타까와 했다.
 
끝으로 조대사는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타와 대사관 뿐만 아니라 토론토 총영사관과도 많은 대화를 당부했다.
 
“교민 여러분과 많은 대화가 필요합니다. 공관원들을 많이 괴롭혀주세요. 특히 토론토의 강정식 총영사님은 외교부 안에서도 오래 전부터 주목받는 능력있는 외교관으로 소탈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늘 언제든지 찾아주시면 대화하고 도와주실 것입니다. 공관은 늘 언제나 대화로써 함께 협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업적을 내었지만 조희용 대사는 드러나지 않는 외교행정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스로 자랑하지 않는 공무원, 그러면서 많은 일을 이뤄내는 외교관이 있어서 우리 캐나다 교민들이 든든한 이유일 것이다.
 
최근 토론토에는 강정식 총영사가 취임했고, 한국에는 에릭 월시 주한 캐나다 대사가 새로 부임했다. 올해는 한국과 캐나다에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된 해이다. 올한해 양국간에 펼쳐질 눈부신 통상외교의 발전이 기대된다.
 
[윤덕현 기자, danny@worldincana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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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February 2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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