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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천재시인 ‘허난설헌’의 기구한 삶, 아름다운 공연으로 재탄생

주 캐나다 공관이 교민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선사했다. 지난 금요일 토론토 다운타운 포시즌센터에서는 주 토론토 총영사관(총영사 강정식)과 주 캐나다 대사관(대사 신맹호), 주 캐나다 한국문화원(원장 이영호) 주최로 대한민국 국립발레단(예술감독 강수진)의 공연이 있었다.
 
객석을 가득 메운 약 1,900여명의 한인 및 비한인 관객들은 국립발레단의 아름다운 공연에 감탄과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번 국립발레단의 공연에서는 ‘스파르타쿠스’ 중 아다지오, ‘탱고’ 등과 함께 국립발레단 창작 무대인 ‘허난설헌’도 선보였다. 특히 2부에 선보인 ‘허난설헌’ 공연은 한국인으로서 자부심마져 느끼게 했다는 관객들의 평이다.
 
국립발레단은 기구하고 비통한 허난설헌의 삶을 아이러니하게도 너무나 아름답게 표현했다.
 
‘허난설헌-수월경화’는 제목에서 보여주듯 조선시대 여성 시인 허난설헌(1563~1589)을 소재로 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의 누나인 허난설헌은 어릴 때부터 시에 천재성을 보였다. 그러나 여성의 재능을 인정하지 않는 시대 속에서 자신을 이해못하는 남편, 친정의 몰락, 자식들의 이른 죽음에 슬퍼하다 27살에 요절했다.
 
이 작품은 허난설헌의 삶을 이미지로 형상화한 모던발레다. 부제 ‘수월경화(水月鏡花)’는 물에 비친 달, 거울에 비친 꽃이란 뜻으로 볼 수는 있어도 손으로 잡을 수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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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뒤에 펼쳐져 다양하게 활용되는 병풍은 무용수들을 통해 허난설헌의 시 속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수석무용수 박슬기가 맡은 허난설헌은 시 속 화자로 무대에 등장한다. 무용수들의 춤은 허난설헌의 붓글씨를 연상케 했다가 시구에 나오는 난초가 피고지는 모습을 형상화하기도 했다. 형형색색의 무대의상과 함께 새, 바람, 바다, 부용꽃 등 시 속 사물들의 이미지가 춤으로 표현됐다.
 
허난설헌 공연이 무대에 오르기까지 강수진 예술감독의 도박에 가까운 모험이 있었다. 기존에 15분 안팎의 소품 2개를 만든게 전부인 29살의 강효형씨에게 강감독은 발레 전막을 맡긴 것이다. 하지만 작품 허난설헌은 하나의 공연으로만이 아니라 세계 수준의 작품으로 우리 교민들의 어깨를 으쓱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공연을 마친 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강수진 예술감독은 “캐나다에 처음으로 와서 한 공연이 너무 성공적이어서 기쁘고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했다.
 
“창작무용이 자라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는데 허난설헌을 통해 강효형씨가 안무가로서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후 이영철씨, 박슬기씨 등 많은 무용수들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서 기대가 되고 있습니다.”
 
“공연을 하나 올리기 위해서는 무용수와 스탭의 하나하나 알지 못하는 많은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국립발레단은 탑클래스이고, 알지못하는 이 부분 부분들이 너무 뛰어나고, 하고자 하는 의지가 뛰어납니다. 차곡차곡 쌓아나가고 있고 좋은 미래가 계속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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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진 감독, 박슬기 주연 및 단원들과 함께 한 강정식 총영사내외와 조성준 주의원 내외]
 
그녀는 캐나다 교민들에게 자신 또한 오랫동안 외국생활을 해서 얼마나 노력하고 사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하며 “그 고생 덕분에 이렇게 좋은 세상을 맞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더 많은 분들께 행복감과 힘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음번에 또 뵙겠습니다.” 라고 인사했다. 또한 2년에 한번씩을 공연을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강정식 총영사는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참석한 교민분들과 주류사회분들이 만족스러워 하셨고 이렇게 훌륭한 공연을 해주셔서 너무너무 자랑스럽습니다.” 라고 말했다.
 
이번 토론토 공연을 진행한 전종윤 문화담당 영사는 한국에 대해 보여주고 문화를 심어주는 것이 업무인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문화행사를 계속하면 그것이 조금씩 조금씩 쌓여갈 입니다. 당장은 한국의 K-POP 과 같은 음악으로 시작하지만 이러한 공연과 영화, 음식과 같은 조금씩 접하는 한국문화를 통해 이곳 젊은이들이 언젠가는 한국을 찾게 될 것입니다.”
 
이번 캐나다 공연을 위해 국립발레단에서 64명이 캐나다를 방문했고 그중에 39명이 무용수였다. 발레단은 10일 오타와에서도 공연하였다.
 
공연을 기획한 한국문화원 이영호 원장은 그동안 한국과 캐나다가 정치, 경제적으로 많은 교류가 있었는데 문화적으로는 많지 않았었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한국의 높은 수준의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밝혔다.
 
“공연에 참석한 주류사회 주요인사들이 캐나다에서도 보기 어려운 발레 공연을 그것도 수준 높은 한국의 발레를 보게 되어 너무 기쁘고 감사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한국문화원이 개원한지 1년이 되었는데 이번 토론토 공연을 통해 캐나다 전역으로 그 서비스를 확대하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도와주신 많은 교민분들과 관계기관에 감사드립니다.”
 
한국문화원을 비롯한 영사관 측은 앞으로도 좋은 공연 등 한국 문화를 캐나다에 선보이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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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September 11, 2017

Filled Under: Community, Global People, Headline,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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