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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권 선서시 여왕에 대한 충성 맹세는 합헌인가

합헌 vs. 인권침해
하급심은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결
항소심 판결은 합헌으로 나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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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항소심(Court of Appeal)은 시민권 선서시 여왕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것이 헌법에 합치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결을 앞두고 있다.
 
특히 종교를 갖고 있는 이민자나 군주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시민권 선서시 영연방 여왕에 대한 충성을 맹세해야 하는 것을 매우 ‘불쾌한(repugnant)’ 것으로 여기고 있다. 드로 바-나탄(Dror Bar-Natan), 사이몬 토피(Simone Topey)와 마이클 맥아티어(Michael McAteer) 세 사람은 이같은 충성 맹세가 헌법에 불합치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그들은 여왕에 대한 충성 맹세를 하면 “위선자(hypocrites)”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존엄성과 도덕성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대변하는 로젠탈(Rosenthal) 변호사는 “여왕에 대한 충성 맹세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캐나다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선서 자체를 하지 않는데 반해 이주민들에게 선서를 시키는 것이 명백한 차별”이라고 말했다.
 
또한 충성 맹세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역설했다. 제소인 중 하나인 사이몬 토피(47)는 라스타파리안(Rastafarian; 이집트 왕인 라스타 파를 신성시하는 종교)으로서 자신의 종교는 여왕이나 기타 사람에 대한 맹세를 하지 못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맥아티어(80)는 이스라엘 출신 공화주의자로 여왕에 대한 충성 맹세가 자신의 양심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로젠탈은 사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겠지만, 충성 맹세 내용 중 ‘여왕’ 부분을 ‘캐나다’로 바꾸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연방 항소법원 재판부 3명의 판사 가운데 한 명인 피터 로워즈(Peter Lauwers)는 “종교적인 이유로 맹세를 거부한다면 모든 맹세를 없애버릴 것인가?”라며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판사 카렌 와일러(Karen Weiler)는 “충성 맹세를 한다고 해서 무슨 해로운 일이 발생하는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연방 검사인 크리스티나 드라가이티스(Kristina Dragaitis)는 충성 맹세 중 ‘여왕’ 부분만 다른 말로 고치는 방안은 “더 큰 혼란을 초래할 것(open a can of worms)”이라고 반박했다. 그녀는 충성 맹세에 나오는 ‘여왕’은 단지 ‘법치주의의 상징(symbol of the rule of the law)’을 나타내는 것인데 헌법소원 제기자들이 오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여왕은 헌법의 정점에 있다. 서로 다른 의견을 갖는 권리도 여왕이 보호해 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로젠탈 변호사는 여왕은 여전히 “역사적 상징(carries the baggage of history)”이므로 입헌군주제(constitutional monarchy)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시민권 선서 시 충성 맹세에 반대할 권한이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여왕에 대한 충성 맹세는 법적인 딜렘마(legal dilemma)가 아니라 도덕적 딜렘마(moral dilemma)를 만든다. 그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위선자가 되게 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헌법소원을 제기한 세 사람은 시민권 선서의 후반부인 캐나다 법을 따르고 캐나다가 입헌 군주제라는 데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9월에 하급심은 이번 헌법소원에 대해 “민주주의 사회에서 여왕에 대한 충성 맹세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헌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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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April 9, 2014

Filled Under: Canada, Headline, News, Old Head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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